“가맹점 쟁탈전 번지나” 배민 ‘온리’ 전략…쿠팡도 맞불 조짐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11일, 오전 11:38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배달의민족(배민)이 ‘배민온리’ 모델을 재가동하며 배달앱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자사 앱(애플리케이션) 단독 입점 조건으로 수수료를 낮춰주는 전략으로, 지난해 교촌치킨 때는 배타조건부 거래 논란으로 무산됐지만 이번엔 처갓집양념통닭과 손잡고 시행에 들어갔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쿠팡이츠도 일부 가맹점에 동일한 수수료율을 제안하며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배달의민족 라이더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11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최근 처갓집양념통닭과 함께 배민온리 모델을 적용했다. 기존 7.8% 수준이던 중개 수수료를 3.5%로 낮춰주는 대신, 쿠팡이츠·요기요 등 다른 배달 플랫폼에서의 영업을 중단하는 방식이다. 가맹점이 자발적으로 동의하면 참여할 수 있고, 동의 이후에도 자유롭게 철회할 수 있다. 다만 미참여 매장은 배민의 각종 할인·프로모션 혜택에서 제외된다. 수수료 우대 기간은 오는 5월까지 한시 운영되며, 이후 연장 여부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검토할 방침이다.

현재 처갓집 전체 약 1250개 가맹점 가운데 1100곳 안팎이 참여에 동의한 상태다. 참여율은 88~90% 수준으로 추산된다. 처갓집 양념통닭 관계자는 “설 연휴 이후 참여 추이가 보다 분명해질 것”이라며 “현재 시간 단위로 참여 현황을 점검 중”이라고 했다. 이어 “마케팅 예산은 한정돼 있고 할인 경쟁이 심해지는 상황이라 수수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이츠도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최근 일부 수도권 지역의 처갓집양념통닭 가맹점을 중심으로 배민온리와 동일한 3.5% 수준의 수수료를 제안하고 있다. 다만 배민과 달리 타 플랫폼 탈퇴 같은 배타적 조건은 내걸지 않았다. 쿠팡 측은 “가맹점의 판매 채널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지원”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배민의 단독 입점 전략에 대한 방어적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 쿠팡이츠 앱에서는 다수의 처갓집 매장이 ‘오픈 준비중’ 상태로 표시되고 있다.

현재 배민은 처갓집을 시작으로 다른 프랜차이즈에도 온리 모델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들도 배민온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마치 넷플릭스 등 실시간동영상서비스(OTT)의 독점 콘텐츠처럼 배민과 쿠팡이츠 사이에서 경쟁을 유도해 유리한 수수료 조건을 끌어낼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배민이 처갓집을 성공 사례로 만들려는 의지가 강하다”며 “업종을 가리지 않고 관심이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물론 배민온리 확산 가능성을 두고 아직 시장에서는 시선이 엇갈린다. 대형 프랜차이즈 입장에서는 앞선 사례처럼 가맹점 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이를 통해 본사 입장에서도 절감된 수수료를 할인 프로모션이나 마케팅에 재투자할 여지가 생긴다. 반면 개별 자영업자는 수수료 감면에서 소외되고, 같은 배달 반경 내 노출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소비자 선택권 제한도 넘어야 할 쟁점이다. 이 구조가 다른 프랜차이즈로 확산되면 소비자가 원하는 앱에서 자유롭게 주문하지 못하는 상황이 고착화될 수 있다. 초기에는 수수료 인하 혜택이 있지만, 특정 플랫폼에 종속된 뒤 조건이 바뀌면 빠져나오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교촌치킨과의 배민온리 추진 당시 배타조건부 거래 소지가 제기되며 비판 여론이 확산돼 양측이 협약을 철회한 전례가 있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도 관련 사항을 유심히 들여다본 바 있다.

관건은 처갓집 양념통닭의 첫 시행 결과다. 설 연휴를 거치며 가맹점 매출과 소비자 반응이 가시화되면 배민온리 확산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 반대로 참여 가맹점의 이탈이 늘거나 소비자 불만이 커질 경우 교촌치킨 때와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처갓집 양념통닭 관계자는 “시행 이후 가맹점주와 소비자 반응을 종합적으로 살펴 5월 이후 방향을 정할 계획”이라며 “매출 흐름과 운영 성과 등은 가맹점과 공유하며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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