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전진' 롯데마트 '후퇴'… 실적으로 갈린 유통 '맞수'(종합)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11일, 오후 06:34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권토중래(卷土重來) 이마트, 절치부심(切齒腐心) 롯데마트.’

국내 대형마트 업계 ‘맞수’인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지난해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대형마트 업황 부진 속에서 양사의 다른 전략이 실적 향방을 가른 것으로 풀이된다.

2023년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냈던 이마트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취임 후 본업경쟁력 강화 전략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2024년 흑자전환에 성공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가격·상품·공간혁신(점포 개편) 강화와 더불어 고물가 속 창고형 할인점(트레이더스)까지 전략적으로 키우면서 외형과 내실을 동시에 다졌다는 평가다.

반면 롯데마트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강조했던 온라인 그로서리(식료품) 사업 투자에 집중하면서 본업 경쟁에서 일부 밀린 양상이다. 현재보다 미래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셈인데, 지속가능 사업 구조를 만들기 위한 과도기인 만큼 절치부심하며 하반기 반전을 노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年 1000억 영업익 돌파한 트레이더스, 이마트 본업경쟁력 ‘진화’

11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이마트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225억원으로 전년(2024년)대비 584.8% 늘었다. 2024년 희망퇴직 보상금, 퇴직충당부채 등 2132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데 따른 기저효과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0.2% 줄어든 28조 9704억원을 기록했다.

기저효과가 있었지만, 이마트 자체 수익 지표도 크게 개선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단 평가다. 지난해 이마트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553억원으로 127.5% 성장했다. 이중 할인점(대형마트)과 트레이더스의 활약이 컸다. 2024년 199억원 손실이었던 할인점 영업이익은 872억원으로 흑자전환했고, 트레이더스의 경우엔 924억원에서 1293억원으로 39.9%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 선방은 취임 3년차를 맞는 정용진 회장이 강조해왔던 본업경쟁력 강화 전략의 결실이다. 지난해 이마트 오프라인 채널간 통합매입을 추진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이마트는 지속적으로 상품 가격에 재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우선 고객들이 오프라인 시장에 오게끔 하려면 상품과 가격이 특출나야 한다는 철학에서다. 공간 혁신을 위한 점포 개편 작업도 이의 일환이다.

대표적인 가격 주도 행사가 ‘고래잇 페스타’다. 대형마트 업계 안에서도 초저가를 이끄는 대표 행사로 자리잡으며 시장의 가격 경쟁을 주도했단 평가다. 또한 공간 혁신 측면에서 지난해 개편한 ‘스타필드 마켓’(기존 이마트 점포의 개편) 3개점은 매출이 최대 74% 늘어나는 등 효과를 봤다.

특히 트레이더스의 활약은 최근 고물가 장기화 속에서 빛을 발했다. 트레이더스 역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000억원대를 넘어섰다. 대용량·가성비 상품 중심의 차별화 전략으로 고객 수도 전년대비 3% 늘었다. 지난해 신규 출점한 마곡점과 구월점 모두 연간 흑자를 기록하며 이마트 전 부문 중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마트는 지난해 통합매입에 이어 트레이더스와 이마트간 물류 통합을 전개하는 등 효율화 작업에 적극 나선 것이 효과를 봤다”며 “객수가 늘어난 것도 긍정적”이라고 했다.

◇온라인 그로서리 키우는 롯데마트, ‘현재보단 미래’

반면 롯데마트는 지난해 고개를 숙였다. 롯데쇼핑(023530)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마트(슈퍼 포함)는 48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5조 1513억원으로 전년대비 4.2% 줄었다. 외형과 수익성 모두 쪼그라든 것으로, 본업 측면에서는 현재 이마트에 밀린 상황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실적이 갈린 이유는 양사간 전략 차이에 있다. 이마트는 단기적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효율화 작업에 총력을 기하고 있지만, 롯데마트는 그룹 차원의 신성장동력에 힘을 기울이고 있어서다. 2023년부터 영국 유통사 오카도와 함께 추진 중인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이 주인공이다. 오카도는 그로서리 물류 공정을 첨단 기술로 소화해 글로벌 시장에선 ‘아마존의 대항마’로도 불리는 곳이다.

신동빈 회장이 직접 강조해왔던 이 사업은 지난해 롯데마트로 모두 이관됐다. 그로서리 자동화 물류센터(CFC) 투자가 핵심인데 오는 2030년까지 6곳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올해 부산에 1호 CFC가 준공된다.

롯데마트 입장에선 매분기마다 관련 투자비가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온라인 그로서리 투자비로 월 40억~50억원 수준이 반영돼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분기로 보면 최소 100억원 이상이 비용으로 나간 셈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투자비 반영 외에도 지난해 물가안정을 위한 프로모션 전개에 따른 판촉비가 크게 늘었고, 글로벌에선 인도네시아가 지난해 반정부 시위로 인해 내수가 부진했던 것도 실적 부진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올해 부산 CFC 오픈 이후를 반전의 시점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그로서리 수요를 공략해 옴니 쇼핑 채널로 한단계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이마트와 달리, 동남아시아 등 점포 개편과 신규 출점으로 해외 수익성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계열분리를 앞두고 있는 이마트의 경우, 주가 관리 등에 더 심혈을 기울이는 만큼 단기 실적 관리에 집중할 수밖는 구조”라며 “롯데마트의 경우, 부산에 들어설 1호 CFC가 어떤 성과를 낼지가 성패를 가늠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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