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한국콜마(161890)가 차입구조 개선을 꾀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 자회사 부문의 실적 부진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반적인 실적 개선 흐름에도 불구하고 다각화를 위해 추진했던 해외사업에서 발생한 손실과 투자 지출이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콜마의 재무건전성이 일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사진=한국콜마)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오는 12일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만기는 2년물 200억원, 3년물 300억원으로 구성되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600억원까지 증액을 고민 중이다.
시장에서는 한국콜마의 최근 실적 흐름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다고 보고 있다. K-뷰티 인기에 힘입어 글로벌 다국적 고객의 유럽향 메이크업 매출이 본격화하면서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콜마의 지난해 3분기 누계기준 연결 영업이익은 1917억원으로 전년 동기 1587억원 대비 20.8% 증가했다. 매출은 2조669억원으로 같은 기간 1조8616억원 대비 11% 늘었다.
◇해외 및 자회사 적자 지속
다만 해외 자회사의 실적 부진과 비교적 높은 차입금은 부담 요소다. 한국콜마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확장한 주요 해외 시장에서 손실이 이어져 재무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실제 한국콜마는 중국 내수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상반기 기대됐던 관세 정책 반사이익을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 미국 법인의 경우 고객사들의 관세 우려가 완화되면서 주문이 지연된 영향으로 영업적자를 지속했다. 특히 미국 법인은 제2공장 준공 이후 고정비 부담이 확대돼 단기간 내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회사 연우도 사업 전략을 고객 맞춤형 중심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주요 대형 고객사 매출이 줄어들며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적자가 30억원으로 확대됐다. HB&B 부문은 리콜 사태 여파로 2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해외법인과 일부 자회사의 수익성 저하는 연결 기준 이익 체력의 질적 개선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표=한국기업평가)
재무 부담 역시 여전히 녹록지 않다. 지난해 7월 준공한 미국 제2공장을 비롯해 의약품 EPO 신공장 건설, 국내 공장 증설 등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면서 한국콜마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8966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자본 대비 56.1%에 해당하는 수치로 통상 적정 순차입금비율을 50% 안팎으로 본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담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34.7%로 적정 수준인 30%를 상회한다.
전년 말과 비교하면 순차입금이 510억원 줄었다고 볼 수 있지만 의약품 부문에서 화이자와 코미나티 코로나19 백신 공동 프로모션을 시작하면서 매입채무가 일시적으로 증가했고, 이에 따라 운전자본 부담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실제 매입채무 증가 영향으로 부채비율은 2024년 말 107.7%에서 지난해 3분기 말 118.4%로 10.7%포인트(p) 상승했다.
한국콜마의 순차입금 감소가 추세적인 개선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순차입금 감소는 영업현금흐름의 구조적 개선보다는 운전자본 변동에 따른 일시적 효과에 가깝다는 점에서, 재무구조에 대한 낙관론을 펼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순차입금 감소는 ‘일시적’
실제 이를 방증하듯 한국기업평가(034950)는 제조업 평가방법론에 따라 한국콜마의 차입금의존도 수준과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배율을 현재 신용등급인 A보다 한 단계 낮은 BBB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신용등급 수준에 비해 해당 지표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신용등급에 대한 하방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해석될 수 있다.
여기에 한국콜마의 투자부담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 재무 관리에 대한 고심은 커질 전망이다. 한국콜마는 의약품 부문의 판교 연구시설 투자와 EPO 신공장 공사, 화장품부문 남동공단 공장 신설 등 중단기 투자 계획을 세워 놓은 상태다.
배성진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신규 투자 외에 공장 및 연구소 노후장비 교체 등 유지보수를 위한 경상적인 자본적지출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의약품 부문의 임상 단계 진행에 따른 연구개발비용 부담 발생과 신규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지분투자 부담이 내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