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6.2.5 © 뉴스1 최지환 기자
집값이 오르면 자산 가치가 높아져 소비가 늘어난다는 '자산 효과'가 세대별로 극명하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50세 미만은 내 집 마련을 위한 저축과 대출 상환 부담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반면, 50세 이상은 임대 소득과 자산 증식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세대 역설'이 통계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경제모형실 소속 주진철 차장·윤혁진 조사역은 이러한 내용의 'Bok 이슈노트 : 주택가격 상승이 연령별 소비 및 후생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12일 공개했다.
집값 1% 뛸 때 청년 소비 0.3% '뚝'…"무주택자 저축·유주택자 원리금 압박"
가계금융복지조사 미시자료를 활용한 패널 회귀분석 결과, 주택가격이 1% 상승할 때 25~39세 소비는 약 0.3%, 40대는 약 0.2%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50세 이상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소비 감소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집값 상승이 자산가치 상승에 따른 소비 확대(자산효과)만으로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자산효과는 보유 자산 가치가 상승하면 가계가 부의 증가를 인식해 소비를 늘리는 현상을 의미한다.
주 차장은 소비 경로와 관련해 "유주택자는 자산가치 상승으로 소비를 늘리는 자산 효과가 있지만, 무주택자는 향후 주택 투자 시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 커지기 때문에 미리 저축을 늘리고 소비를 줄이는 투자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 많은 대출을 받아야 하는 주택 매수자의 경우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로 소비가 제약되는 절약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무주택자의 경우 향후 주택구매를 위해 저축을 늘리고, 대출을 동반한 매수자는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가 제약되며, 자산 축적이 충분하지 않은 젊은층일수록 이러한 투자 확대와 부채 부담 경로가 크게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50세 이상은 후생 0.26% 개선…'월세·갭투자' 고령층 자산 효과 톡톡
구조모형으로 집값이 5% 상승하는 충격을 가정한 결과에서도 세대 간 차이는 뚜렷했다.
집값이 5% 오르면 50세 미만 가계의 체감 경제수준은 평균 0.23% 악화하는 반면, 50세 이상은 0.26%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차장은 "젊은 층의 후생 감소는 투자 효과와 원리금 상환 부담에 따른 소비 제약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집을 보유한 가계 내부에서도 연령별 차이가 나타났다. 50세 미만 유주택자의 경우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이 높고, 더 큰 집으로 이동하려는 '주거 사다리' 상향 유인이 강해 집값 상승 시 오히려 소비 제약이 확대됐다.
반면 50세 이상은 주거 상향 이동 유인이 상대적으로 작고, 전월세 임대용 주택을 포함한 다주택자 비중이 높아 자산가치 상승효과가 더 크게 작용했다. 월세 투자자와 갭투자 유형이 고령층 체감 경제수준 개선에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집값 상승효과가 생애주기와 주거지위에 따라 차별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강조하며,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청년층 소비 위축으로 내수 기반이 약화하고 높은 주거비 부담이 만혼·저출산 등 구조적 문제의 배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thisriver@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