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테토 본능이 깨어난다!"…질주하라 신 무쏘[타봤어요]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12일, 오후 07:03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자동차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무쏘’라는 이름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1993년 등장해 10년 넘게 도로를 누볐던 무쏘는 강력한 토크와 압도적인 공간감으로 ‘남자의 차’라는 별명을 자연스럽게 얻었다. 코뿔소를 닮은 강인한 외모, 투박하지만 믿음직한 힘은 한 시대의 풍경으로 남았다.

KGM 신형 무쏘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KG모빌리티는 이 전설적인 유산을 부활시켰다. 바로 2026년형 신형 무쏘다. 과거 무쏘가 지녔던 터프함과 실용성을 한층 끌어올려 운전자의 ‘테스토스테론 본능’을 자극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과 일상 활용성을 더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KGM의 첫 전기 픽업트럭 ‘무쏘 EV’가 지난해 출시 6개월만에 연간 목표치 6000대를 초과 달성하며 곽재선 KG그룹 회장의 실용주의 전략을 입증한 가운데, 최신 내연기관으로 재무장한 신형 무쏘도 돌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비상하다.

12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파주의 한 카페까지 약 60km 구간을 신형 무쏘 디젤 모델로 달리며 이 차량이 가진 잠재력을 꼼꼼히 살펴봤다.

KGM 신형 무쏘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신형 무쏘는 매끈하고 유순한 도심형 SUV들과는 태생부터 결이 다르다. 픽업트럭 특유의 각진 골격과 두툼한 차체는 존재감을 숨기지 않는다. 과거 무쏘의 인상을 계승하되 단순한 복고에 머무르지 않고, 전동화·SDV 시대에 어울리도록 전반적인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다듬었다.

전면부는 입체적인 범퍼와 날카로운 LED 헤드램프가 어우러져 강인하면서도 세련된 인상을 더한다. 중앙에 큼직하게 새겨진 ‘MUSSO’ 레터링은 브랜드의 유서 깊은 자부심을 당당하게 드러낸다. 근육처럼 튀어나온 펜더 플레어와 굵직한 캐릭터 라인은 코뿔소의 단단한 피부를 떠올리게 한다.

KGM 신형 무쏘 디젤 모델 내부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실내는 화려함보다는 쓰임새에 더 집중한 듯하다. 번쩍이는 장식 대신 직선 위주의 대시보드와 큼직한 조작계가 한눈에 기능을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여기에 고해상도 디지털 클러스터와 대형 센터 디스플레이를 더해 최신 SUV의 감성도 놓치지 않았다.

공조 장치와 주요 기능은 터치와 물리 버튼을 적절히 섞어 운전 중에도 눈을 오래 떼지 않고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 버튼과 다이얼은 두꺼운 안전 장갑을 끼고도 무리 없이 돌릴 수 있을 만큼 큼직하다. 소재와 마감 역시 과거의 투박함 대신 단단하고 묵직한 인상을 준다.

버튼식·다이얼식 등 밋밋한 전자식 자동변속기가 사문난적처럼 판치는 요즘 찰진 손맛을 살려주는 스텝게이트 자동변속기 탑재는 정말 반갑다. 방향지시등 레버에 비상등 버튼을 배치한 센스도 탁월하다. 차체가 큰 만큼 차선 변경 시 양해를 구할 일이 잦은데 왼손가락만 살짝 움직여 감사 인사를 전하기 쉽다.

KGM 신형 무쏘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실내와 적재 공간에서는 차급의 여유가 분명하게 느껴진다. 각지고 큰 차체 덕분에 운전석은 물론 2열도 머리 위, 어깨, 무릎 공간이 넉넉하다. 적재함은 바닥이 평평하고 개구부가 넓어 부피가 큰 짐도 부담 없이 실린다.

시동 버튼을 누르면 스티어링 휠과 시트 바닥을 통해 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이 느껴진다. 그렇다고 20년 전 구형 무쏘나 코란도처럼 요란하게 덜덜거리는 수준은 결코 아니다. 최신 마운팅 기술과 4중 구조 프레임 바디 설계로 진동을 억제했다.

KGM 신형 무쏘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차체가 큰 만큼 비좁은 주차장을 빠져나오거나 유턴할 때는 세심한 조작이 필요하다. 과거라면 영광의 기스를 한 두개쯤 그었겠지만, 이제는 3D 어라운드뷰 등 운전 보조 기능을 활용해 미숙련 운전자도 능숙한 대응이 가능하다.

주행 성향은 명확하다. 부드러움보다 힘이다.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f·m를 발휘하는 2.2 LET 디젤 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가 가볍게 튀어나가기보다는 묵직한 덩어리를 통째로 밀어내는 느낌이다.

KGM 신형 무쏘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저회전 영역부터 두터운 토크가 깔려 있어 RPM을 크게 올리지 않아도 거대한 차체가 여유롭게 나아간다. 오르막길을 주파하거나 다른 차를 추월할 때 굳이 가속 페달을 깊게 밟지 않아도 힘이 모자라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픽업트럭의 본성은 숨기지 않는다. 차체 무게중심이 높고 서스펜션 스트로크가 길어 과속 방지턱이나 불규칙한 노면을 지날 때 차체의 앞뒤좌우 출렁임이 또렷하다. 이 차가 애초 험로 돌파와 적재, 견인을 염두에 두고 탄생한 차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자유로에서 시속 100km를 넘어서니 전면부 풍절음과 적재함에서 발생하는 공명음이 슬그머니 존재감을 드러낸다. 정숙성이 부족하기보다는 애초 전기차나 도심형 SUV와 지향점 다르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겠다. 자동차의 생생한 ‘달리는 맛’을 중시하는 운전자라면 이 역시 야성적인 매력으로 다가온다.

KGM 신형 무쏘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애초 무쏘 디젤은 조용한 안락함을 노린 차가 아니다. 힘, 내구성, 적재 능력, 견인 성능이 우선이다. 여기에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등 최신 주행 보조 시스템까지 갖췄다. 시승을 마친 후 계기판 연비는 9km/L, 차급과 성격을 고려하면 준수한 수준이다.

특히 3000만원 초반대부터 시작하는 가격을 감안하면 일과 레저를 오가는 이들에게 무쏘 디젤은 분명 매력적인 선택지다. 과거 힘으로 도로를 지배하던 코뿔소는 이제 첨단 기술과 더욱 정제된 터프함을 두르고 도로를 다시 질주할 준비를 마쳤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