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과 애경산업은 인수 가격을 둘러싸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딜 마감 시점은 오는 19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가격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최종 거래 마감이 이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앞서 태광산업은 애경산업 지분 63%를 약 47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후 애경산업 대표 브랜드인 ‘2080 치약’ 수입 제품에서 사용 금지 성분인 트리클로산이 검출되면서, 인수 가격 조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2080치약은 애경산업의 핵심 제품인 만큼, 브랜드 가치 훼손에 따른 기업가치 재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실적 부진까지 겹치면서, 가격 협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애경그룹은 이미 당초 기대치보다 몸값이 낮아진 상태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가격 인하에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다만 거래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인수가 태광그룹 입장에서는 신사업 추진의 핵심 축인 데다, 애경그룹 역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현금 확보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태광산업은 애경산업 인수 등을 바탕으로 중장기 사업 재편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기존 석유화학 등 B2B(기업 간 거래)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뷰티·바이오·제약 등 고부가가치 소비재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태광산업 매출의 약 85%는 석유화학 부문에서 발생한다. 석유화학 업황 침체와 경기 변동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마진이 높고 수익 안정성이 높은 소비재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겠다는 전략이다.
태광은 애경산업 인수와 동시에 별도의 화장품 전문 브랜드 ‘실(SIL)’을 설립하며 신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실은 오는 4월쯤 프리미엄급 스킨케어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으로, 여기에 애경산업이 보유한 화장품·생활용품 브랜드 경쟁력과 유통망을 결합해 새로운 성장 축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협상이 길어지더라도 중장기 전략 차원에서 거래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양측 모두 전략적 필요성이 큰 만큼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