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있는경제]세쿼이아·a16z 총출동…英 AI 스타트업에 5억달러 몰렸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13일, 오후 06:41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유럽 인공지능(AI) 투자 시장에서 보기 드문 초대형 투자 라운드가 탄생했다. 최근 유럽 AI 투자가 시드·초기 단계의 소형 딜에 집중돼 온 흐름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세쿼이아캐피털과 앤드리센호로위츠 등 글로벌 최상위 벤처캐피털(VC)들이 대거 참여해 자금을 집결시켰다는 점에서 유럽에서도 특정 기능을 개발하는 소규모 AI 기업을 넘어 산업 전반에 활용될 수 있는 대형 AI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사진=일레븐랩스 홈페이지 갈무리)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국의 AI 음성 생성 기술 스타트업 '일레븐랩스'는 최근 5억달러(약 7214억원) 규모의 시리즈D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 유치로 일레븐랩스는 110억달러(약 16조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는 1년 전 대비 세 배 이상 뛴 수준이다.

일레븐랩스는 텍스트를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음성으로 변환하는 텍스트투스피치(TTS) 모델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회사는 음성을 글로 옮기는 음성 인식 기술을 비롯해 더빙, 음악 생성, 대화형 AI까지 사업 영역을 넓힌 상태다. 단순 애플리케이션 개발사가 아니라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기업용 플랫폼과 API 형태로 제공하는 AI 인프라 기업에 가깝다는 평가다.

현재 회사는 △기업이 음성·챗봇 기반 상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서비스와 △크리에이터를 위한 오디오 제작·다국어 현지화 플랫폼 △개발자 대상 음성 인프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통신사와 핀테크, 미디어 기업 등 대형 고객을 확보하며 연구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상용화 궤도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이번 라운드에는 특히 글로벌 최상위 벤처캐피털(VC)들이 일제히 베팅에 나섰다는 점에서 업계 눈길을 끌었다. 세쿼이아캐피털이 주도한 이번 라운드에는 앤드리센호로위츠(a16z)와 아이코닉 등이 대규모 후속 투자에 나섰고, 라이트스피드벤처파트너스와 본드 등 신규 투자자도 합류했다.

투자업계는 이번 거래를 유럽 AI 시장에서 보기 드문 이례적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유럽 AI 자금이 주로 시드·초기 단계의 특화 기술 기업에 집중돼 왔기 때문이다. 수백만 유로 규모의 소형 라운드가 주류를 이뤘고, 투자 역시 특정 응용 분야나 인프라 계층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이번 기업은 5억달러에 가까운 자금을 단번에 유치하며 파운데이션 모델을 보유한 대형 AI 기업으로 도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사들은 특히 일레븐랩스가 연구 역량과 상용화를 동시에 입증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자체 모델을 고도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기업 고객을 확보해 반복 매출 기반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텍스트 중심 대형언어모델(LLM)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음성·오디오 영역은 아직 글로벌 표준 사업자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콜센터와 고객지원, 콘텐츠 제작, 게임, 자동차 인터페이스 등 적용 범위가 넓어 시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도 나왔다.

일레븐랩스는 이번 투자금을 연구개발과 제품 고도화, 글로벌 확장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런던을 비롯해 뉴욕, 도쿄, 서울 등 주요 거점에 현지 영업 조직을 강화해 기업 고객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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