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영화의 色다른 각색…'끝까지 간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14일, 오전 06:02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 (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리디 ‘끝까지 간다’

영화 ‘끝까지 간다’는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숨겨진 명작’으로 통한다. 개봉 당시엔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이후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칸 영화제에도 나가는 등 승승장구 했다. 스릴러에 적절한 유머, 촘촘한 각본, 속도감 있는 전개 등이 호평을 받으면서 ‘끝까지 간다’는 명작 반열에 올랐다.

스토리는 어머니의 장례식 날 벌어진 우발적 사고를 은폐하려다 정체불명의 협박자로 인해 궁지에 몰린 형사 ‘고건수’의 처절한 생존기를 그렸다. 단 한 번의 실수가 불러온 파국을 영화는 몰입도 있게 잘 그렸다. 사람을 죽인 형사라는 소재, 누군지 알 수 없는 빌런 등 스릴러 요소를 충분히 갖췄다.

리디에서 연재하는 ‘끝까지 간다’는 이 동명의 원작을 웹툰화한 콘텐츠다. 보통 웹툰이 영화로 각색되는 경우는 많지만 이처럼 역으로 전개되는 건 흔치 않다. 워낙 유명한 원작인만큼 웹툰화는 밑져야 본전인데, 리디 웹툰은 주인공의 성별을 바꾸는 승부수를 뒀다. 이름은 고건수 그대로 이지만 여성화 시키면서 여성 형사가 겪는 설정들이 추가돼 차별화를 뒀다.

‘부패한 여성 형사’라는 캐릭터는 기존 콘텐츠에서도 자주 접하기 어려운 설정이다. 다만 웹툰을 보다보면 여성이라는 느낌보다 여전히 남성적인 느낌이 강해 크게 와닿진 않았다. 작화도 여성스러운 면을 배제해서인지 남성인지 여성인지 가늠하기 어려워 어느 순간부터는 남성 캐릭터로 인지하다가, 가깜 여성으로의 상황이 펼쳐지면 그때서야 ‘아 여자 주인공이었지’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 있다.

또한 영화의 장점인 ‘속도감’을 웹툰에서는 ‘컷 분할’과 ‘세로 스크롤’ 연출로 변주했다. 독자들이 가장 긴장하는 시체 안치실 시퀀스나 화장실 격투 씬 등 명장면들이 웹툰 호흡에 맞춰 더욱 박진감 넘치게 각색됐다. 또한 작화 전반이 무채색 중심이지만, 극의 분위기를 전달해야할 상황이 오면 포인트가 되는 색상을 강조해 몰입도를 높인다. 영화와 차별화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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