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인 플룸(PLUME) 공동창업주 겸 CEO가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12일 첫 방한한 크리스 인 플룸네트워크 공동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데일리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최근 RWA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긴 했어도 여전히 공급에 비해 수요가 부족하다”는 기자의 지적에 크게 공감하면서 “그게 아마 지금 RWA시장에선 가장 중요한 질문일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실물자산을 블록체인 상에 올리는 방식으로 RWA에 진출하고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크리스 인 CEO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RWA시장에 대한 그의 생각과 플룸의 향후 사업 계획 및 전망, 한국시장과 투자자들에 대한 생각, 국내 사업 파트너십 구축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지원 계획 등을 일문일답 형태로 풀어봤다.
-한국에서 STO가 입법되긴 했지만 시행까지는 아직 1년 남아있고, RWA 결제수단이 될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는 아직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지금 RWA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뭔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RWA가 글로벌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입법이 완료될 때까지 기다릴 수만 없는 상황이다. 그 생태계는 전 세계적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라 특정 국가의 입법을 기다리고 있어 준비된 사업자는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모든 국가의 입법을 기다리고 난 뒤 시작하면 너무 늦는다. 토큰화할 수 있는 자산은 전 세계에 포진돼 있고 파트너사와 수탁사를 확보하고, 유동성을 늘리는 등 실제 사업을 시작하려면 수 개월, 또는 수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입법 이후에 시작하려면 너무 늦다. RWA나 스테이블코인 모두 네트워크 효과가 가장 중요하다. 현재 가장 시장가치가 큰 테더만 봐도 가장 일찍 스테이블코인을 시작한 덕에 더 많은 투자자와 자금을 끌어 모을 수 있었다. 선점 효과가 중요하다.
-유동성이나 접근성이 낮은 자산을 토큰으로 전환하면 가장 효과가 클 것 같은데, RWA 투자자들은 어떤 자산을 가장 선호할 거라 보는가.
△실제 자본시장과 비슷한 것 같다. 예전부터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에서는 가장 안전한 자산인 국채, 그 중에서도 단기 국채가 가장 큰 인기를 끌었고, 그보다 조금 더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사모채권 쪽으로 옮겨 갔다. 그 다음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등 미국 주식 쪽이 관심을 끌었다. 그 다음으로 금과 은, 구리, 우라늄 같은 원자재 쪽으로 투자를 확대해 나갔고, 최근 들어서는 인공지능(AI) 테마로 엮인 엔쓰로픽과 XAI, 그 외에 스페이스X 등 비상장 주식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고 있다. 지금 플룸 네트워크에선 미국 내에 있는 유정 3000개를 하나의 볼트로 모아 거기에 투자상품이 굉장한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소비자가 다양한 니즈로,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하고 싶어 하는 만큼 어떻게 다양한 RWA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우량 자산을 소싱하려면 네트워킹과 생태계 조성이 가장 중요할 듯 한데, 한국 자산을 해외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국내 파트너들과 RWA 상품을 내놓을 계획을 가지고 있나.
△현재 한국 파트너를 일부 확보하고 있고 추가적으로 파트너십을 맺기 위해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일부 파트너들은 지금 당장 이런 걸 해보자고 하는데, 우리는 사용자들을 먼저 찾는 게 더 시급하다고 본다. 투자자들을 보면 가장 먼저 스테이블코인에 투자한다. 그러나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투자하는 건 그냥 달러를 가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 다음으로 사람들이 눈을 돌리는 곳이 단기 국채인데, 기대수익률이 4~5% 정도로 낮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처럼 사용자들이 먼저 이런 자산에 친숙해지도록 한 뒤 RWA로 다른 자산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다면 RWA로 발행, 판매하면 해외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한국 자산은 어떤 것이 있을까.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한국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에 투자하고자 하는 수요는 기본적으로 많을 것이고, 그에 익숙하고 그보다 좀 더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들은 사모채권나 금과 은 같은 원자재 쪽에도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본다. 그 다음이 지적재산권(IP)이 될 것 같다. 한국은 글로벌 문화 강국이라 영화와 음원, OTT 컨텐츠, 웹툰 등 다양한 대중문화 관련 IP가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 온체인 상에서 IP를 기반으로 하는 상품들은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별로 없고 투자 이후 자금 유출입이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그리 성공적이지 않다. 그런 점에서 투자자들이 RWA를 장기 투자해 장기 보유하겠다는 마음이 생기는 시점에는 IP 투자도 유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당일 정산되는 스테이블코인, 정산에 몇일 걸리는 단기 국채, 3개월 정도 걸리는 사모채권과 달리, IP 투자는 자금 엑시트까지 몇 년씩 걸릴 수 있다. 시장이 좀 더 성숙해진 다음에 가능한 자산일 것 같다.
-지금의 RWA시장은 공급 사이드에서 발행사는 많은 반면 수요가 그에 못 따라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토큰화할 자산을 소싱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어떻게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지는 고민해야할 듯 한데.
△아마 RWA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인 것 같다. 그렇다. RWA 수요가 최근 빠르게 늘긴 했지만 공급에 비해서는 여전히 역부족인 게 사실이다. 부족한 수요를 늘리는 방안에 대해선 두 가지를 언급하고 싶다. 우선 투자자들의 수요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투자하려는 사람이 누구이고, 어떤 자산을 원하고, 그 자산을 보유하면서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다. 실물자산을 온체인화 한다고 해서 RWA가 되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팔던 햄버거를 한국에 들여와 판다고 잘 팔릴까. 한국인 소비자와 한국시장을 이해해야 하고, 그에 맞춰 레시피를 바꿔 보거나 메뉴를 추가하는 식으로 전략을 세워야 잘 팔릴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실물자산과 그 실물을 기반으로 온체인에 올라가는 토큰화 자산은 다르다. 예를 들어 세계에서 가장 큰 운용사인 블랙록이 실물자산을 단순히 블록체인 상에 등록만 하는 형태로 RWA시장에 뛰어 들었는데, 실제 투자자 수요가 많지 않다. 최소 50만달러 이상을, 3~6개월 이상 락인(보호예수)해야 하고 1개 분기는 기다려야 현금화 가능하다는 식으로 실물자산 투자 특징을 그대로 요구하니 크립토 유저들이 원하지 않는 것이다. 그들은 클릭 한번으로 투자와 입출금이 가능하고 소액으로도 투자하고 싶어한다. 작은 회사인 플룸이 지금의 성공적인 위치까지 온 건 이런 최종 수요자들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그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풀스택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수요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플룸은 자산을 토큰화하고 마케팅으로 수요도 만들고 채널을 관리하고 규제당국과 협업하는 등 모든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큰 그림을 직접 그리고 있다. 실제 수요는 규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금 디지털자산 이용자 99%가 크립토 네이티브라면, 1년 뒤에는 규제 상황에 따라 80%만 크립토 네이티브일 수 있다. 이 경우 나머지 20% 투자자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해야 수요를 더 창출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크리스 인 플룸(PLUME) 공동 창업주 겸 CEO가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최근 가상자산 약세장이 이어지면서 디파이 상품 수익률이나 스테이킹 수익 등이 낮아지긴 했지만, 높은 기대수익률을 가진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RWA가 제공하는 수익률에 만족할 수 있을까.
△질문한대로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10배, 100배, 심지어 1000배 수익까지 바라기도 한다. 다만 가상자산 투자자라고 해서 모두 그런 고수익만 쫓는 건 아니다. 가상자산이 가지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이해하는 투자자들이 점점 늘어나는 등 시장이 성숙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작년 가상자산시장에서는 1000% 수익을 노리던 투자자들이 실제 그런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걸 제대로 인식했을 것이다. 일종의 바벨전략 같이, 포트폴리오 일부는 초고수익을 노리고 투자하지만 다른 일부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면서도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쪽으로도 수요가 몰리고 있다. 아울러 블록체인 내에서 보면 굉장히 다양한 투자 수요가 있다. 어찌 보면 현실 금융과 토큰화 금융 사이에 유사한 점도 많다. 전통 금융에서 투자자들은 은행에 예금하고 일부는 현금으로 보유하고 주식을 비롯한 투자자산에 돈을 넣기도 한다.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에도 여러 종목군에 분산해 투자하고 있다. 블록체인 상에서도 RWA가 제공하는 수익률을 찾는 수요가 분명히 있을 수밖에 없다.
-최근에 비댁스가 개발하고 발행한 KRW1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RWA 거래 플랫폼에서 지원하기 시작했다. 한국 투자자들을 위해 추가적인 원화 스테이블코인 지원 계획은 있나.
△스테이블코인은 모든 자산 투자의 근간이 되는 것이다. 특정 국가에서 자산을 등록했을 때 그 채택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스테이블코인이 안정화돼 있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안정화돼 있기 때문에 토큰화 자산에 대해서도 투자가 더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미국처럼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더 늘어나고 파이도 커져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이에 대해 굉장히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 비댁스의 KRW1은 아직 실증단계라 그 자체로 수요 창출을 예측하긴 어렵지만, 비댁스 자체가 한국 내에서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가진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인 만큼 이번 거래 지원은 양측 모두에게 유의미한 협업이 될 거라 믿는다. 우리는 다양한 기업이나 파트너사와 협력하길 원하고 있고, 비댁스의 KRW1 외에도 새로운 원화표시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하게 된다면 우리 플랫폼에서 적극 지원할 것이며 이는 한국에서의 RWA 새로운 투자 수요를 촉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원화뿐 아니라 터키 리라나 브라질 헤알화 기반과 같은 다른 비달러 스테이블코인도 우리 플랫폼에 적극 채택할 생각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그 종류가 다양해질수록 더 좋다고 본다.
-국내에선 비관론이 많은데 원화 스테이블코인 수요는 활발할 것으로 기대하는가. 그리고 한국에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데,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왜 꼭 필요한 건가.
△한국은 크립토 커뮤니티가 워낙 발달해 있고 IT 인프라도 잘 돼 있어 스테이블코인이 여러 개 도입되더라도 전체 시장 거래대금 규모도 커지고 유동성도 늘어나 투자자도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 도입의 효과는 서서히 더디게 나타난다는 점을 감안해야할 것이다. 미국만 해도 첫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된 이후 근 1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관심을 끌고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처음 발행된 이후 서서히 네트워크 효과가 생길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10년 지난 뒤 미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전 세계를 장악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다른 나라 통화들은 2차적인 통화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나중에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경쟁하고자 한다면 지금 발행에 나서야 한다. 나중에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을 장악하고 난 뒤 후회하면 늦다.
-아직까지 RWA에 대해 KYC나 AML 등 규제 프레임워크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 미국 등에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지금도 이런 규제에 맞춘 인프라 공급엔 아무 문제 없나.
△현재 플룸은 자체적으로 KYC와 AML을 지원하는 기술도 갖고 있고, 둘 모두를 지원하고 있다. 고객 신원확인이 필요한 거래에 KYC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렇지 않은 거래에 대해서도 지원한다. 시스템적으로 AML도 초기 단계부터 깔려 있다. 자금이 플랫폼 내로 유입되거나 어떤 거래가 발생한다거나 다른 앱과 소통을 하거나 할 때 모두 검증이 필요하며 그럴 때마다 AML을 진행한다. 이는 미국 감독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의사소통에서 잘 설명했고, 그래서 SEC가 우리 시스템에 대해 안심하고 있는 것이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중 USDC와 USDT는 KYC를 진행하지 않는 걸로 아는데, 이들 코인은 플룸에서 활용하지 않는가.
△두 스테이블코인 모두 KYC를 하지 않는다는 건 맞는 얘기다. 다만 이는 개인간 거래(P2P)나 세컨더리 레벨에서는 맞지만, 애초에 실물 달러를 온체인 상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하는 프라이머리 레벨에서는 KYC를 한다. 또한 거래 이후 이 스테이블코인을 다시 실물 달러로 바꿀 떄에도 KYC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USDC와 USDT 두 스테이블코인 모두 지원하고 있다.
-플룸은 미국시장과 한국시장에서 단기적인, 중장기적인 사업 목표를 어떻게 세워놓고 있나. 최근 비트고처럼 주식시장 상장(IPO) 계획도 가지고 있나.
△일단은 플랫 네트워크를 더 성장시키는 게 최고의 목표다. 다만 RWA 월렛 홀더수나 TVL이라는 양적 지표에 대한 목표는 두지 않고 있다. 양보다는 질이 더 중요한 만큼, 우량한 홀더를 확보하고 더 우량한 자산을 통한 TVL 확대를 중시하고 있다. RWA시장에서 작년 기준으로 홀더가 1년 만에 9배 이상 성장한 84만명 이상으로 늘었는데, 내년 말이면 홀더수가 5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TVL도 1년 새 50억달러에서 188억달러까지 늘었는데, 올해 말이면 1000억달러 정도는 가능할 것 같다. 이처럼 성장이 계속된다면 자연스럽게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방안을 열어놓고 있다. 사업을 키우기 위해 꾸준히 라이선스를 더 많이 취득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 IPO가 됐든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됐든 회사 성장을 위해 자본시장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준비는 하고 있다. 다만 IPO는 아주 단기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한국시장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한국시장 침투를 더 늘리 위해 미국 본사와 홍콩 사무소에 이어 한국 사무소를 지난해 세웠고, 현지 채용도 늘리고 있다. 이렇게 늘어난 인력으로 한국 내 기업들이나 투자자 커뮤니티, 금융당국과의 소통을 늘리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