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휴머노이드 로봇의 약점 중의 하나였던 ‘파워’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과시했다. 순간적으로 50kg의 무게를 들어올릴 수 있으며, 한 팔로 20kg의 무게를 들어 올려 이동해 작업할 수 있다. 사람 두 명과 비견되는 능력이다. 이에 비해서 중국 유니트리가 선보인 1.8m 크기의 ‘H2’는 한 팔로 15 kg 이상의 무게를 들어 올리며 파워에서 아틀라스에 다소 뒤진 모습이었다.
중국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로봇 'H2'의 훈련 영상(사진=웨이보 갈무리)
반면 유니트리의 ‘H2’는 현재 약 3만달러 가격으로 구입 가능하다. 성능은 아틀라스보다 다소 떨어지지만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요약하면, 아틀라스는 ‘제조업 현장에 적합한 단계별 제품화’라는 뚜렷한 지향점을 드러냈고, H2로 대표되는 중국 휴머노이드는 ‘상업화, 저렴한 가격, 다양한 라인업’으로 시장 확산을 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향후 한국, 중국, 미국(테슬라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 중 어떤 로봇이 제조 현장에서 사고나 정지 없이 운전이라는 단기 목표와 근로자와 함께 제조 설비의 일부로 고신뢰성 연속운전이라는 중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1~2년 단기로는 구체적인 산업현장 도입 계획을 발표한 아틀라스가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3~5년 중기로는 ‘제조 설비의 일부’로 계속 일할 수 있는 아틀라스와 옵티머스의 양강 구도가 예상된다.
현재 중국 로봇은 끊임 없이 일 할 수 있는지, 유지보수는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 공개 정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향후 5년 이후에는 산업현장 외에 소비자, 가정용 만능 로봇이 등장할 것이고 여기서 중국 로봇의 성능 향상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 5년이면 AI의 성능도 상향 평준화할 것이고 무엇보다 중국이 가진 막강한 부품 경쟁력 때문이다.
로봇공학을 전공하는 대학 교수들과 얘기를 나눠 보면 국산 로봇 부품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크다. 현재 품질을 차치하고 중국 부품 가격은 10분의 1 정도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로봇을 연구하는 연구소나 대학 교수들도 대부분 중국 부품을 사다가 쓴다. 부품 가격은 완제품 가격으로 연결된다. 중국산 부품을 적극 도입한 테슬라 ‘옵티머스’가 만약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휴머노이드를 만들어 시장에 내놓으면, 또 중국 업체들이 자국 부품을 바탕으로 저가 공세를 펼치면 어떻게 될까. 로보틱스 연구자들이나 관련 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하드웨어는 하면 안 되겠네’라는 회의적인 시선도 벌써 나온다.
휴머노이드 로봇 부품은 기계구조(Mechanical Structure), 구동계(Actuation system), 센서(Senser), 전원부(Power), 제어부(Control), 통신시스템(Communication), 말단장치 (End Effectors), 열·안전 보조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성능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부품은 로봇의 관절에 해당하는 액추에이터를 비롯해 토크 센서, 내부 통신부품, 내부통신부품, 손(Hand) 등이다. 특히 중국은 이미 로봇 원가의 70%를 차지하는 컨트롤러, 모터, 감속기 등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고 있다.
로보틱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AI도 중요하지만 부품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이는 우리나라가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완성차, 방위산업 등을 보면 자명하다. 두 산업에 세계 시장에서 먹히는 이유는 부품 국산화 때문이다. 기술과 가격이 모두 좋으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
전기차 시장을 보면 막강한 부품 경쟁력으로 무장한 중국차들의 판매 대수가 빠르게 늘며 기존 완성차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은 국가 주도의 전기차 부흥책에 힘입어 부품과 완성차를 수직계열화해 빠르게 전기차 시장을 장악 중이다. 로보틱스에서도 중국 정부는 지난 2024년부터 공업정보화부가 제정한 ‘산업용 로봇 산업 규범 조건’을 시행, 자국 로봇 부품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강경태 수석연구원
우리나라는 불모지에서 세계 3위 완성차 기업을 만들어 냈다. 그 바탕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부품 생태계가 큰 역할을 했다. 미래 국가 먹거리이자 제조업에 혁명을 가져올 로봇 산업의 근원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성비 부품 하드웨어 경쟁력 강화는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산업계·연구계·학계·정부의 긴밀한 논의와 협력이 절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