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 설 연휴 선물로 가성비 세트 인기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14일, 오전 08:01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작년엔 사과·배 혼합세트를 샀는데, 올해는 가격이 너무 올라서 엄두가 안 나네요. 대신 3만 원대 프리미엄 김 세트를 여러 개 준비했습니다.”-직장인 이모 씨(42)

이마트, 설 선물세트 본 판매 시작
고물가·경기침체가 길어지면 선물 트렌드가 달라졌다. ‘프리미엄’보다 ‘가성비’를 앞세운 실속형 선물세트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유통·식품업계도 3만~5만원대 상품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 심리가 명절 소비 패턴까지 바꿔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지난해 12월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39일간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 설 사전예약 매출은 전년 설 대비 약 18.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만원 미만의 가성비 선물세트 역시 약 15.8% 매출 신장을 기록하며 사전예약 최대 실적 달성에 한 몫했다. 특히 전체 세트 중 2만원 미만 극가성비 선물세트 매출은 37% 증가하며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롯데마트에서도 5만원 미만 가성비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대형마트들은 일찌감치 ‘가성비’ 선물세트를 전진배치했다.

이마트는 설 당일인 17일까지 11일간 설 선물세트 판매를 진행한다. 과일·축산·수산·가공식품·생활용품 전 카테고리에 걸쳐 선물세트 매장을 운영하며, 신세계포인트 적립 또는 행사카드 결제 시 최대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만감류 혼합 세트와 10만원대 한우 세트, 가성비 수산 세트 등 실속 선물세트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과일의 경우 설 명절이 제철인 ‘만감류 혼합 세트’를 강화했다. 대표 상품으로는 ‘시그니처 샤인&애플망고&한라봉 세트’를 선보이며, 반건시와 곶감을 함께 구성한 ‘상주곶감 혼합 세트’도 준비했다.

축산 선물세트는 구매 부담을 낮춘 10만원대 상품을 중심으로 운영한다. 대표 상품인 ‘직경매 암소 한우 풍족 세트’는 지난 설 큰 호응에 힘입어 물량을 2배 이상 확대했다. 이와 함께 ‘CAB 블랙앵거스 토마호크 스테이크 세트’, ‘금한돈 냉장 한돈 모둠 세트’ 등 가성비 축산세트도 마련했다. 수산 선물세트는 다양한 가격대에서 만족도 높은 상품을 제안한다. ‘민어굴비 5미 세트’는 행사카드 결제 시 30% 할인 판매하며, ‘제주 옥돔·갈치 세트’는 9세트 구매 시 1세트를 추가 증정한다.

롯데마트는 5만원 미만 ‘가성비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 설 대비 30% 확대했다. 축산 선물세트는 10만원 미만 상품부터 ‘맞춤 프리미엄’ 상품까지 폭넓게 구성했다. 1등급 한우 국거리와 불고기로 구성된 ‘한우 정육세트 2호’와 ‘미국산 소 냉동 혼합 갈비세트’는 엘포인트 회원가 기준 9만9000원에 판매한다. 과일 선물세트는 물량 절반을 ‘가성비 세트’로 구성하고, 종류도 지난 설보다 2배가량 늘렸다. 지난 추석 인기를 끌었던 ‘정성 담은 혼합 과일’ 세트는 사과, 배, 애플망고 등 국산과 수입 과일을 함께 담았다. 이번에는 5종, 11종에 이어 8종 세트를 추가해 선택지를 늘렸으며 가격은 모두 3만9900원이다.

홈플러스는 올해 고객 물가 부담 완화를 목표로 6만원 미만 상품 비중을 84%로 구성했다. ‘당도선별 배 세트’ ‘전통 나주배 세트’ ‘유명산지 배 세트’ 가격을 최대 43% 낮췄고, 쇠고기 특수 부위 3종과 한우 안심으로 구성된 ‘농협 안심한우 1등급 미식 스페셜 냉장세트’는 7% 인하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이 ‘비싸고 화려한 선물’보다는 ‘당장 장바구니 물가에 도움이 되는 제품’에 지갑을 열고 있다”며 “유통사들도 마진을 줄이더라도 판매량을 확보하기 위한 박리다매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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