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만기구간 내 행사가격별 비트코인 옵션 미결제약정 추이 (자료=데리비트)
이에 일부 기술적 분석가들은 이를 결정적 지지선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자산 트레이딩 회사 STS 디지털의 막심 자일러 최고경영자(CEO)는 많은 비트코인 담보 대출은 가격이 200주 이평선 수준으로 내려갈 경우 대출기관이 손실을 막기 위해 담보를 자동 매도하도록 구조화돼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강제 매도는 가격을 더 낮추고, 레버리지 포지션이 연쇄적으로 청산되는 ‘디레버리징’(레버리지 축소) 도미노를 촉발할 수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6일 한때 6만22달러까지 하락하며 이 수준에서의 지지여부를 테스트했었다. 자일러 CEO는 “6만달러가 핵심적으로 봐야 할 레벨”이라며 “비트코인 가격이 6만달러 아래로 내려가면 강제 디레버리징과 헤지 흐름이 촉발되면서 연쇄 효과(cascade effect)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시나리오에서는 청산이 가속화되고 트레이더들이 하방 방어에 나서면서 변동성이 급격히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토니 시캐모어 IG 오스트레일리아 애널리스트도 비트코인의 200주 이동평균선을 핵심 지지선으로 보고 있다. 시캐모어는 이 수준이 무너질 경우 거의 추가로 20%에 달하는 조정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그는 “중요한 6만달러/5만8000달러 구간 아래로의 지속적 이탈은 다음 지지선인 4만달러 후반대로 더 깊은 하락이 이어질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전날 6만7000달러 안팎에 거래됐으며, 이는 지난해 10월 역사상 고점 대비 약 47% 하락한 수준이다. 이번 급반전은 지난해 말 시작됐다. 당시 190억달러가 넘는 강세 베팅 포지션이 급격하게 청산되면서 상승 랠리가 마무리됐다. 그 뒤로 가격은 좀처럼 의미있는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현재 가상자산 투자심리를 짓누르는 약세 시나리오도 적지 않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직전 미국 주택시장 붕괴에 베팅해 유명해진 마이클 버리는 최근 비트코인의 하락이 자기강화적 “데스 스파이럴(death spiral·죽음의 소용돌이)”로 더 깊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는 전날 올해 말 비트코인 가격 전망치를 10만달러로 낮췄는데, 이는 불과 두 달 전 대비 3분의 2 수준으로 내린 것이다. 제프리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 리서치 총괄은 비트코인이 5만달러까지 급락한 뒤 안정될 수 있다고 봤는데, 5만달러는 풋옵션에서 두 번째로 미결제약정이 큰 행사가이기도 하다.
홍콩 기반 가상자산 옵션 플랫폼 시그널플러스(SignalPlus)의 어거스틴 판 파트너는 “우리가 만나는 거의 모든 사람이 ‘단기’(각자가 정의하는 단기가 다르긴 하지만) 전망에 대해 약세를 말한다”며 “이는 심리와 포지셔닝이 이미 한쪽으로 상당히 쏠려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풋옵션은 보유자가 만기 전 또는 만기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특정 자산을 팔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비트코인이 6만달러 수준에 근접하거나 그 아래로 내려가면, 해당 풋을 매도한 트레이더들은 노출(리스크)을 헤지하기 위해 비트코인이나 선물을 매도할 수 있고, 이는 추가적인 하방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데리빗 데이터에 따르면, 6만달러 풋옵션의 미결제약정은 12억4000만달러 어치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