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자산가치 이동의 중심은 월렛”…카카오페이가 그린 ‘차세대금융’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14일, 오후 02:16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는 건 (디지털) 월렛입니다. 월렛은 단순히 자산을 보관하는 것뿐 아니라 대부분 자산의 가치 이동의 중심이 되기 때문입니다. 법정화폐와 스테이블코인, 크립토 자산 외에도 포인트와 증권, 실물자산, 심지어 지역화폐까지 모든 형태의 자산을 담고 이동시킵니다. 이 월렛이 온-오프라인, 개인과 기업, 로컬과 글로벌을 가로지르는 모든 지급과 정산을 하나의 실행 레이어로 연결하게 됩니다.”

강연하고 있는 손경희 카카오페이 디지털에셋그룹장 (사진=이정훈 기자)


카카오페이 디지털에셋그룹장을 맡고 있는 손경희 부사장은 지난 13일 오후 해시드오픈리서치와 해시드가 해시드라운지에서 개최한 ‘플랫폼으로서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금융 인프라의 진화: 넥스트 파이낸스(Next Finance)’라는 주제의 세미나에 연사로 나서 카카오페이와 그룹이 그리는 차세대 금융의 밑그림을 이 같이 설명했다. 실제 카카오는 이런 ‘슈퍼 월렛’을 혁신금융의 기반으로 삼고 있다.

손 부사장은 “당사자들 간에 해결되던 거래가 은행과 지급결제업체의 등장으로 더 안전해지긴 했지만, 동시에 중개기관 중심 구조로 거래가 재편돼 높아진 신뢰와 비례해 수수료가 높아지고 처리기간과 다중중계라는 고비용 구조를 초래했다”며 “이제 디지털 월렛이 보편화되면서 이런 거래의 구조도 새로운 변곡점을 맞았다”고 시작했다.

이어 “디지털과 인공지능(AI) 중심의 변화를 만나고 있고 그 안에서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결제나 정산, 자금 이동 방식을 만나고 있다”며 “이런 변화를 바라보면서 카카오 같은 플랫폼도 단순히 결제를 연결하는 창구로서의 역할을 넘어 이젠 실제로 유통과 정산이 어디에서 어떻게 일어나는지 설계하는 주체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지털이나 AI 환경에서 필요한 건 이전에 없던 전혀 새로운 금융이 아니고 기존 금융이 이런 환경에서도 더 잘 동작할 수 있도록 실행력을 확장하는 일”이라며 “카카오는 기존 금융 인프라나 규제 체계를 기반으로 디지털이나 AI 환경에서도 지급과 결제가 이전보다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동작할 수 있도록 실행력을 확장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가 생각하는 차세대 금융(넥스트 파이낸스)은 여러 개의 층위가 맞물려 작동하는 구조다. 맨 아래에 인프라 스트럭처 레이어가 있는데, 스테이블코인과 블록체인, 글로벌 네트워크와 뱅킹의 연계, 또 신뢰할 수 있는 결제와 정산 인프라처럼 기술의 기반이 자리잡고 있다. 그 다음이 오퍼레이팅 레이어로, 결제와 정산을 위한 보안과 인증, 온-오프라인을 포함한 환전과 결제, 송금, 정산, 커스터디처럼 실제 규제와 정책이 동작할 수 있도록 하는 운영이 총망라돼 있다. 그리고 맨 위에 사용자가 체감하는 유스 케이스가 만들어진다. 여기선 조건에 따라 돈과 자산이 오가고 국경을 넘기도 한다.

신 부사장은 “이 전체 구조 위에서 카카오월렛을 설계하고 있다”며 “월렛은 인프라와 운영, 그리고 유스 케이스가 실제 사용자 경험으로 연결이 되는 시작점의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월렛을 중심에 두는 이유는 이런 식의 구조를 짜게 되면 앞으로 나올 수많은 유스 케이스나 혁신적인 경험들이 매번 새로운 경험을 올려서 만들어 내야 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인터페이스 위에서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형태를 띨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 부사장은 이런 월렛 거래가 만들 실생활에서의 유스 케이스를 몇 가지 예로 들었다. △당근마켓을 이용하거나 개인간에 직접 거래하는 지역 내 C2C 거래, △공연이나 콘서트, 한정판 굿즈와 같은 팬덤 기반의 거래, △웹 기반으로 게임 내에서 월렛으로 코인을 충전하거나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거래,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쉽게 결제와 환전을 체결해 크립토를 사고 파는 거래 등을 거론했다.

다만 그는 “이런 실생활에서의 사례로 근사하지만, 사실 우리는 월렛투월렛 거래 구조가 가장 먼저, 가장 자연스럽게 적용될 수 있는 위치는 기업간(B2B) 크로스 보더 정산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그 이유로 거래 건당 금액이 아주 크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며, 여러 국가와 법인 간을 오가게 되면서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는 게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국적 제조 기업에서의 본사와 해외법인 간 거래, 게임사의 지적재산권(IP) 매출고 정산, 라이센스 지급, 로열티 정산처럼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원래 거래를 적용하기에 굉장히 적절한 영역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엔터테인먼트나 콘텐츠 기업도 빈도가 높지는 않지만, 사업이 글로벌로 확대됐을 때 건당 정산 금액이 커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이런 거래를 적용하기 좋다고 했다.

신 부사장은 “실제 유스 케이스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기존 글로벌 거래에서는 비용은 3~5% 가량 누적되고 정산일에 지연이 발생했다”면서 “앞으로는 기술적, 이론적으로 0.1~1% 정도에 대한 비용, 그리고 실시간에 가깝게 처리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 부사장은 “우리는 이런 월렛 중심의 거래 구조가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을지도 생각을 해보고 있다”며 “아주 소수의 중앙화된 금융기관 중심으로 운영되던 기존 금융 네트워크는 우리가 바라보는 그 다음 구조로 시작해 사전에 정의된 규칙과 책임을 수용한 참여자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퍼블릭 금융 네트워크를 지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런 네트워크는 누군가 한 명이 잘 뛰어서 되는 일은 아닌 것 같고 인프라와 인터페이스 그리고 유스 케이스가 모두 잘 맞물려서 동작할 때 실제로 실현이 가능하며 카카오그룹이 그 역량을 가지고 있는 곳이라 보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에 신 부장은 “첫 번째 단계로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제한된 범위의 유스 케이스를 통해서 신뢰할 수 있는 초기 구조를 구축하고 개념증명(PoC)을 진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다음으로 실제 거래량과 거래 볼륨을 늘릴 수 있는 유스 케이스를 확대하고, 끝으로 규칙과 책임을 내장한 퍼블릭 금융 네트워크로의 진화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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