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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앞둔 며칠 전, 유통업을 하는 개인사업자 B 사장님이 사무실을 찾아왔다. 한 손에는 거래처 선물명단을, 다른 한 손에는 직원들에게 줄 설 선물 리스트를 든 채였다.
◇ 거래처에 보낸 한우세트·직원에 준 떡값은 비용
“세무사님, 이번에 큰맘 먹고 거래처 김 사장님한테는 30만 원짜리 한우세트, 우리 직원들한테는 과일 세트랑 떡값 10만 원씩 줬습니다. 이거 제 사업자 카드로 긁었는데, 이거 100% 경비 처리되는 거 맞죠?”
B 사장님의 질문에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사장님, 누구에게 줬느냐에 따라 세법의 대우가 천차만별입니다. 자, 하나씩 살펴볼까요?”
“먼저 거래처 김 사장님께 보낸 한우 세트부터 보시죠. 이건 사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접대비(기업업무추진비) 입니다.”
B 사장님이 눈을 반짝였다. “접대비면 무조건 비용 되는 거 아닙니까?”
“네, 됩니다. 하지만 한도가 있습니다. 중소기업 기준으로 연간 기본 3600만 원에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더한 금액까지만 비용으로 인정해 줍니다. 만약 사장님이 올해 접대비를 너무 많이 써서 한도를 넘겼다면 그 초과분은 1원도 비용 인정을 못 받아요.”
그리고 거래처 선물은 무조건 신용카드, 현금영수증, 계산서가 있어야 비용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럼 우리 고생한 직원들한테 준 과일이랑 떡값 10만 원은요? 이것도 한도가 있나요?”
세법은 직원에게 쓰는 돈은 아주 좋아한다. 명절 선물은 복리후생비로 처리된다. 거래처 선물(접대비)과 달리, 직원에게 주는 명절 선물은 사회 통념상 타당한 범위 내라면 한도 없이 전액 비용 처리가 가능하다.
“와, 그럼 직원들한테는 팍팍 써도 되겠네요?”
“그렇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선물인 과일 세트는 복리후생비로 처리하면 끝이지만, 현금으로 주신 ‘떡값’은 성격이 좀 다릅니다.”
“네? 현금은 비용처리가 안 돼요?”
“비용 처리는 됩니다만, 이건 직원 입장에서 보너스(상여금)로 봅니다. 즉, 회사는 비용으로 털 수 있지만, 직원은 나중에 근로소득세가 조금 늘어날 수 있어요. 그래도 사장님 입장에서는 100% 경비 처리가 가능하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 장모님께 보낸 한우세트…세무조사 단골메뉴
“그럼 상품권을 왕창 사면, 아무도 모르지 않을까요?”
내 설명을 듣던 B사장님이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
“세무사님, 그럼 백화점 상품권은 어떻습니까? 이건 꼬리표도 없잖아요. 상품권 100만 원어치 사서 영수증 받아서 직원 줬다고 장부에 적어놓고, 제가 좀 쓰고 장모님도 드리고 해도 국세청이 알 방법이 없지 않나요?”
나는 정색하며 고개를 저었다. “사장님, 그게 바로 세무조사 때 가장 먼저 걸리는 단골 적발 메뉴입니다.”
“네? 영수증이 있는데도요?”
“상품권은 사실상 현금입니다. 영수증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국세청이 인정하는 가장 중요한 증거는 상품권 지급대장(관리대장)입니다.”
“지급대장이요?”
“네. 언제, 누구에게, 얼마를 줬는지 적고, 받은 사람의 서명까지 받아두는 것이 좋아요. 만약 상품권 영수증은 있는데 이 대장이 없거나 대장은 있는데 실제 직원 서명이 아니면 국세청은 사장님이 개인적으로 가져다 쓴 돈으로 봅니다. 그럼 비용 인정도 안 되고, 문제가 되면 사장님께서 소득세 폭탄까지 맞게 됩니다. 상품권, 절대 만만하게 보시면 안 됩니다.”
B 사장님은 입맛을 다시며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상품권은 안되는군요. 사실 이번에 고생한 와이프 눈치가 보여서 장모님 댁에도 한우 세트 하나 보냈거든요. 이것도 뭐 넓게 보면 복리후생 아닐까요?”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사장님, 절대 안 됩니다. 장모님이나 동생분이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이 아니라면, 이건 사업과 전혀 무관한 가사 경비(사적 사용)입니다. 엉뚱한 주소지로 배송된 고액 선물 내역은 나중에 세무조사 때 걸리기 쉽습니다.”
B 사장님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정리하자면 거래처는 한도 내에서, 직원은 팍팍, 상품권은 대장 작성 필수! 맞죠?” “정확합니다!”
최희유 청아세무회계 대표 세무사, 한국세무사회 미디어 홍보위원 간사, 인천경제자유구역 홍보위원, 인천아트페어 자문위원, 유튜브 ‘최희유의 세금살롱’운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