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 인수전' 아직 안 끝났다?…이의신청 변수 촉각[마켓인]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15일, 오전 09:48

[이데일리 마켓in 송승현 기자] 롯데렌탈 매각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불허' 결정으로 좌초 위기에 놓인 가운데 매도측과 원매자의 후속 대응이 주목받고 있다. 롯데그룹과 사모펀드(PE)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거래 포기 대신 협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공정위 결정에 이의신청을 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롯데렌터카 서울역 지점 전경.(사진=롯데렌탈)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공정위는 어피니티가 롯데렌탈 주식 63.5%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경쟁 제한 우려가 크다며 불허 결정을 내렸다.

어피니티는 앞서 지난 2024년 8월 SK렌터카를 8200억원에 인수한 상태다. 공정위는 업계 1·2위 사업자인 롯데렌탈과 SK렌터카가 모두 어피니티 지배하에 놓이면 시장 경쟁이 실질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가 특히 문제 삼은 것은 양사의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이다. 2024년 말 기준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장기 렌터카 38.3%, 내륙 단기 렌터카 29.3%, 제주 단기 렌터카 21.3%에 달한다. 나머지 경쟁사들은 대부분 영세한 중소업체로 각각의 점유율이 미미한 수준이다.

일단 롯데그룹은 공정위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놨으나, 양측은 거래를 포기하지 않은 상태다. 더 나아가 어피니티는 기존 기업결합을 자문한 법무법인 태평양과 계약을 종료하고 법무법인 세종을 새로 선임하며 본격적인 법률 대응에 나섰다. 세종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이력이 있다. 당시 세종은 매각자 측인 아시아나항공을 자문했으며, 국내 1·2위 업체의 결합에 더해 글로벌 경쟁당국의 승인까지 받아내야 하는 고난도 딜을 성사시켰다. 이러한 경험이 이번 선임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어피니티가 행정소송보다는 이의신청을 통한 재심의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행정소송의 경우 최종 판결까지 2년 이상 소요될 수 있어, 단기간 내 자산 가치를 높여 되파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과거 삼익악기와 영창악기의 기업결합 불허 건에 대한 행정소송은 대법원 확정까지 약 2년 반이 걸렸으며, 결과도 공정위 승소였다.

반면 이의신청은 상대적으로 빠른 시간 내 결론을 낼 수 있다. 공정거래법 제96조에 따르면 처분에 불복하는 자는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 이의신청을 할 수 있으며, 공정위는 이의신청을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30일 범위에서 연장해 재결을 내릴 수 있다.

관건은 공정위가 제기한 경쟁 제한성을 어떻게 완화하느냐다. 어피니티와 세종은 독과점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강력한 시정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일정 기간 양사의 점유율을 자율 제한하거나, 제주 렌터카 시장에서 일부 차량을 매각하는 등의 대안이 검토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공정위 불승인에도 불구하고 양측이 거래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롯데그룹은 유동성 확보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피니티 역시 SK렌터카 인수 후 1위 업체인 롯데렌탈이 다른 사모펀드에 넘어가면 경쟁 지위가 크게 약화될 수 있어 부담이 크다. 또한 2018년 결성한 60억달러 규모 5호 블라인드펀드의 자금 소진 필요성도 있다.

롯데그룹과 어피니티 측의 이의신청 여부가 설 연휴 이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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