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기 버티는 배터리 소재사…생존 유지에 '총력'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16일, 오전 05:00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전기차 시장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의 골이 깊어지면서 국내 배터리 소재업계가 유례없는 혹한기를 지나고 있다. 한때 미래 성장 동력의 핵심으로 각광받으며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던 소재사들은 이제 외형 확장보다 실적 방어와 흑자 기조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 ‘생존 모드’에 돌입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양극재 기업을 비롯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솔루스첨단소재 등 국내 주요 배터리 소재업체들은 최근 불안정한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수익성 확보에 사활을 걸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기업도 일부 존재하지만, 전방 산업의 부진 여파로 연속 적자의 늪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곳도 있다.

포항 영일만 4산단에 위치한 포스코퓨처엠 포항 양극재 공장 전경.(사진=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제련소 투자를 통해 1428억원의 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본업인 양극재 제조 사업이 부진하자 밸류체인을 확장하며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양·음극재를 제조하는 포스코퓨처엠도 불황 속에서 영업이익을 7억원에서 328억원으로 늘렸다. 전사 차원의 비용절감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엘앤에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SKIET, 솔루스첨단소재는 모두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해가 소재사들에게 ‘견디기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환 속도를 조절하며 기존에 맺었던 대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잇달아 해지하거나 물량을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방 산업인 배터리 셀 업체들의 실적 악화가 후방인 소재사들에게 고스란히 전이되면서 공급망 전체에 거대한 충격파가 번지는 형국이다.

주요 소재사들은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을 높이고, 특정 고객사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등 기초 체력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한,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LFP(리튬·인산·철) 소재나 전고체 배터리용 소재 등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하며 반등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장에 따른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늘어나는 것 또한 긍정적이다. 배터리 소재업체들은 ESS용 배터리에 들어가는 전용 소재들을 집중 개발하며 신규 매출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AI용 회로박 수요를 공략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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