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2000, 다시 가능할까요? [손엄지의 주식살롱]

경제

뉴스1,

2026년 2월 16일, 오전 06:00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코스닥은 항상 자본시장에 숙제를 던져줍니다. 과거 IT 버블 당시 2800선을 넘어섰던 지수는 이제야 1100을 회복했습니다. 한때는 코스닥 지수가 30포인트까지 떨어지기도 해서 기준 시가총액을 100에서 1000으로 높이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지수가 30이라는 건 글로벌 기준에서 썩 좋아 보이지 않거든요. 그래서 지금 지수도 사실 과거로 보면 110 수준에 불과합니다.

코스닥지수는 1996년 7월 1일 당시 시가총액을 1000으로 설정한 값에 대비해 얼마나 올랐는지 보여줍니다. 공식은 단순합니다. 현재 시가총액을 기준 시점 시가총액으로 나눈 뒤 1000을 곱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전제가 하나 있습니다. 지수는 '주가 상승에 따른 시가총액'만 반영한다는 것입니다.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 행사처럼 주식 수만 늘어나는 경우에는 분모를 조정해 지수가 왜곡되지 않도록 합니다. 기업이 돈을 넣어 덩치를 키운 것을 '성장'으로 반영하지 않기 위해섭니다.

그래서 이런 현상이 벌어집니다. 지난 20여년간 코스닥 시가총액은 8.6배 늘었지만 지수는 1.6배 상승에 그쳤거든요. 주가는 크게 오르지 않았는데 주식 수만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코스닥은 양적 팽창에는 성공했지만 질적 성장에는 물음표가 붙어왔습니다. 자금 조달은 활발했지만 이익 증가로 연결되지 못한 기업이 많았습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코스닥의 부실기업 퇴출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반복적 적자와 잦은 증자로 지수 상승을 희석해 온 기업들을 정리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지난 20년간 코스닥 시장은 1353개 사가 상장했는데 퇴출당한 기업은 415개 사에 불과했거든요.

이처럼 시장에서는 좀비기업을 대거 정리하면 지수가 반등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나옵니다. 다만 단기적으로 보면 지수 상승과는 연관이 없습니다. 코스닥은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이미 비중이 크지 않은 소형 부실기업이 퇴출당한다고 해서 지수가 오르진 않거든요.

그러나 구조적 변화 기대감은 있습니다. 수익성이 낮은 기업 비중이 줄어들 경우 지수 구성 종목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이익 증가율이 개선될 수 있습니다. 이는 코스닥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인식 변화를 이끌 수 있습니다. 테마와 모멘텀 중심 시장이 아니라 실적이 뒷받침되는 성장 시장이라는 평가가 자리 잡는다면 멀티플 재평가가 가능해집니다.

또 부실 소형주가 줄어들면 상대적으로 시가총액 상위 기업의 비중은 커집니다. 올해만 150개 종목이 상장폐지 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차전지, 바이오, 반도체 장비 등 상위권 성장 업종의 영향력이 확대돼 지수가 오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업황이 꺾일 땐 변동성 역시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중요한 건 지수는 이익의 함수입니다. 주당이익(EPS)이 구조적으로 증가하고 평균 ROE가 개선돼 그에 대한 신뢰가 쌓일 때 비로소 숫자는 움직입니다. 코스피지수가 5000을 돌파한 것도 EPS가 늘었기 때문입니다. 코스닥 시장은 코스피의 2중대가 아니라 '혁신기업'이 상장하는 특색있고 건강한 시장이란 이미지로 바뀌어야 합니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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