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파란색선)와 SPDR 골드셰어즈 트러스트의 최근 1년 간 순자산 추이 (자료=CNBC)
가상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인덱스펀드와 ETF를 개발하고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인 비트와이즈(Bitwise Asset Management))의 맷 호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5일(현지시산) CNBCdml ‘ETF엣지(ETF Edge)’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같이 밝혔다.
비트코인이 지난해 10월 역사상 최고치였던 12만6000달러 수준에서 급락한 이후 가상자산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됐다. 한때 금의 디지털 대체재로서 가치저장 수단으로 평가받거나, 또 다른 한편에서는 친(親)가상자산 성향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함께 위험자산(risk-on)으로서 계속 호황을 누릴 것이라고 여겨졌던 거래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비트코인 가치는 작년 10월 최고가대비 거의 절반 가까이 하락했으며, 거래에서 반등하지 못하는 모습이 이어지면서 또 다른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한 달만 해도 비트코인은 25% 이상 하락했다.
하지만 호건 CIO는 이날 비트코인 및 여타 가상자산 ETF로의 자금 유출입 흐름을 살펴보면 장기 투자자들이 가상자산을 버리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한다. 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 투자자들의 패닉을 시사할 만큼의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3개월 동안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는 약 28억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상당한 규모이지만, 베타파이(VettaFi)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이 블랙록 ETF로 순유입된 210억달러에 비하면 10분의 1이 조금 넘은 수준이다. 더 넓은 현물 비트코인 ETF 범주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지난 3개월 동안 이 ETF 자산군은 약 58억달러의 순유출을 겪었지만, 지난 1년 기준으로는 전체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 순유입이 여전히 142억달러 플러스다. 즉, 자금이 빠져나가고는 있지만 자산의 대부분은 그대로 남아 있으며, 전문가들은 최근 빠져나간 돈이 해당 자산군에 배분을 시작한 장기 투자자나 재무설계사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고 본다.
호건 CIO는 “가상자산시장에서 매도세를 주도하는 건 ETF 투자자들이 아니다”며 “비트코인 전반의 압력이 상당 부분, 오랜 기간 포지션을 축적해 온 투자자들이 시세 하락으로 인해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을 줄이면서 발생하고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한 유동성이 가장 좋은 ETF들을 도구처럼 활용하는 헤지펀드와 단기 트레이더들이 모멘텀이 꺾이면 자금을 빠르게 빼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월가 은행의 재무설계사들 역시 비트코인을 투자자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이들 중 하나이며, 자체 브랜드의 가상자산 ETF를 출시하기도 한다. 호건 CIO는 분산 포트폴리오에서 소규모 비중으로 가상자산을 보유하는 장기 투자자들은 변동성을 감수하며 버텨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만약 투자자들이 전면적으로 투매(capitulatiion)하고 있다면, 지난 3개월의 유출 규모가 이전 12개월의 유입 규모에 근접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ETF 자금 흐름 분석이 최근에 들어온 가상자산 투자자에겐 이 시기를 견디기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ETF 운용사 그래나이트셰어스(GraniteShares)의 윌 라인드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금 비트코인 투자자가 되는 건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과 같은 다른 ‘하드’ 자산의 성과가 비트코인에 대한 불안을 더 키웠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금’ 개념을 지지해온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 가격 폭락은 특히 불안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일은 일어나면 안 되는 것”이라며, 다른 안전자산이 강세를 보이는 동안 비트코인이 계속 하락하는 상황을 지적했다. 비트코인이 거의 50% 가까이 하락하는데 “금이 사상 최고가로 가는 건 (원래)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그는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