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건조한 200번째 LNG운반선 레브레사호(한화오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2.20 © 뉴스1
조선·해운업계에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대형화 바람이 불고 있다. 표준 선형으로 꼽히는 17만 4000CBM(세제곱미터·㎥)급보다 큰 20만CBM 이상 선박에 대한 발주 검토가 늘어나고 있다. 북미 LNG 프로젝트 활성화에 따라 항로가 길어지고 친환경 규제 강화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조선업계 입장에서는 선박이 커지면 선가가 상승하기 때문에 유리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물량이 적기 때문에 생산 효율성이 떨어져 수익성이 나빠진다. 조선사들은 선가와 건조 효율성을 저울질하며 최적의 조합을 찾는데 골몰하고 있다.
HD현대 20만CBM 4척 수주…카타르 26만CBM 검토
16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올해 초 1조 4993억 원에 4척의 LNG 운반선을 수주했다. 일본 NYK와의 계약으로, 미국 최대 민간 LNG 수출업체 셰니에르 에너지의 텍사스주 코퍼스 크리스티 프로젝트에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은 모두 20만CBM급으로 건조된다. 한화오션(042660)도 현재 20만 CBM급 LNG 운반선을 수주해 건조 중이다.
호주 우드사이드 에너지 역시 20만CBM급 LNG 운반선 발주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 루이지애나 LNG 프로젝트 등에 투입할 선박 최대 12척 발주를 계획하고 있는데, 17만 4000CBM과 20만 CBM 혼합할 것이란 전망이다.
카타르 에너지의 LNG 운반선 건조 프로젝트 3단계 역시 대형 선박 건조가 점쳐진다. 3단계 프로젝트의 규모는 LNG 운반선 70척 수준이며, 상당 물량이 Q맥스(약 26만CBM)급으로 채워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처럼 LNG 운반선이 대형화하는 것은 글로벌 LNG 프로젝트가 활성화하고 있어서다. 운송해야 할 LNG가 늘어나면서 효율성이 높은 대형 선박을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북미 LNG 프로젝트 활성화가 LNG 운반선 대형화에 한몫하고 있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20만CBM LNG 운반선은 미국과 아시아를 연결 선종으로 최적화돼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LNG 프로젝트는 대부분 텍사스나 루이지애나 등 동부에 있어 아시아로 수출하려면 파나마 운하를 거치며 항로가 길어진다.
친환경 규제 강화로 선박의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하는 점도 대형화 요인으로 꼽힌다. 선박당 적재량을 늘려 운항 횟수를 줄이면 전체 물동량 대비 연료 소비량과 탄소 배출량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LNG 화물창 라이선스사로 유명한 프랑스 GTT사는 지난 2024년 말 기존 17만 4000CBM급 4탱크 설계를 대체할 20만CBM급 3탱크 설계에 대한 로이드선급 개념승인(AIP)을 확보한 바 있다. 당시 선급은 "20만 CBM 설계는 환경적, 경제적으로 상당한 이점을 제공한다"며 "항해 시 (탄소) 배출량을 27% 감소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조선업계 수익성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원칙적으로는 더 큰 선박이라 단가가 높아질 수 있지만 다양한 크기의 선박을 건조하게 되면 오히려 생산 효율성 저하로 수익성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카타르 프로젝트 2차 물량에서 카타르는 국내 조선사에도 Q맥스급 건조를 제안했지만 반복 건조를 선호한 조선사들이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사이즈의 선박이 연속으로 계속 나오면 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지만 단발성으로 나오면 조선사 입장에선 기존 크기의 선박을 계속 건조하는 게 훨씬 효율이 높다"며 "향후 수익성은 건조 물량의 규모와 지속성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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