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약은 안 된다"…5월 9일 넘기면 세금 5억 '껑충', 최고세율 82.5%

경제

뉴스1,

2026년 2월 17일, 오전 08:40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가 예정대로 오는 5월 9일 종료된다.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소에 게시된 급매 안내문. 2026.2.12 © 뉴스1 김도우 기자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예정대로 오는 5월 9일 종료하기로 최종 확정하면서 5월 10일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도할 경우 적용되는 세율은 최고 82.5%(지방소득세 포함)까지 치솟게 된다.

정부는 추가 연장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대신 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계약일을 기준으로 한 보완책을 내놨다. 5월 9일까지 매매계약만 체결하면, 잔금은 그 이후에 치르더라도 중과 배제 혜택을 주기로 한 것이다.

하루 차이로 수억 원의 세금을 더 부담해야 하는 '세금 폭탄'이 현실화되면서, 절세 혜택을 사수하기 위한 다주택자들의 치밀한 매도 전략이 시급해진 시점이다.

"10년 보유해도 소용없다"…하루 늦으면 세금 5억 '껑충'
달라지는 양도세 체계의 핵심은 '중과세율 부활'과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배제'다. 단순히 세율만 오르는 것이 아니라 공제 혜택까지 사라져 체감 상승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현재 소득세법상 양도세 기본세율은 6~45%다. 5월 9일까지는 다주택자라도 이 기본세율만 적용받고, 보유 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의 최대 30%까지 공제해 주는 장특공제 혜택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다음날인 10일부터는 상황이 달라진다.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p),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p의 가산세율이 붙는다. 지방소득세까지 합치면 최고 세율은 82.5%에 달한다. 집을 팔아 번 돈의 8할 이상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셈이다. 여기에 장특공제 혜택마저 박탈된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세 부담 변화를 살펴보면 그 차이는 더욱 명확해진다.

서울 마포구의 대장주 아파트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를 보유한 3주택자 A씨를 가정해 보자. A씨가 해당 아파트를 10년 전 8억 원에 취득해 현재 시세인 20억 원에 판다고 했을 때(양도차익 12억 원), 5월 9일 이전에 팔면 중과 배제와 장특공제 20%를 적용받아 약 3억 8000만 원의 양도세를 낸다.

그러나 하루 뒤인 5월 10일 이후 매도하게 되면 세금은 폭등한다. 중과세율(45%+30%)이 적용되고 장특공제가 0원이 된다. A씨가 내야 할 세금은 약 8억 6000만 원으로 뛴다. 하루 차이로 지방 아파트 한 채 값인 4억 8000만 원 가량을 세금으로 더 내야 하는 것이다.

송파구 '잠실엘스'나 강남구 은마아파트 등 고가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의 경우 차익이 클수록 세 부담 격차는 5억~6억 원 이상으로 더 벌어진다. 다주택자들이 기한 내에 계약서를 쓰기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강남3구·용산은 4개월, 신규 지역은 6개월 내 잔금…가계약은 인정 안 돼
정부는 이번 보완 대책에서 '5월 9일 계약분'까지 중과 배제를 인정하되, 지역별로 잔금 납부 기한을 다르게 설정했다. 무작정 잔금을 미루는 '꼼수'를 막고 실수요자의 진입을 돕기 위해서다.

우선 기존 조정대상지역인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소재 주택은 5월 9일까지 계약을 맺고, 계약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잔금을 치러야 한다.

반면 지난해 10월 16일 새로 지정된 조정대상지역(강남3구·용산 외 지역)은 계약일로부터 6개월 내에 잔금을 치르면 된다. 신규 지정 지역은 규제 기간이 짧았던 점을 감안해 2개월의 추가 시간을 부여한 셈이다.

주의할 점은 계약의 정의다. 현장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가계약'이나 토지거래허가를 받기 위한 '사전거래약정'은 정식 계약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2026년 5월 9일까지 정식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받은 사실이 금융 증빙서류 등을 통해 명확히 확인되는 경우에 한해서만 계약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본다.

또한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을 매수할 때 잔여 임대차 기간에 따른 규정도 유의해야 한다. 만약 허가일로부터 잔여 임대차 계약 기간이 4개월 미만으로 남은 경우에는, 기존 규정과 동일하게 허가일로부터 4개월 내에 입주해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다만 지난해 10월 신규 지정된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잔여 임대차 기간이 6개월 미만인 주택을 매수한다면 매수인의 무주택자 여부와 관계없이 거래가 가능하다. 무주택자 제한은 임대 기간이 많이 남아 실거주 의무를 유예받아야 하는 경우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6.2.5 © 뉴스1 최지환 기자

"전세 낀 집도 팔아라"…무주택자 매수 시 실거주·전입 의무 완화
이번 대책의 또 다른 핵심은 실거주 의무와 전입 의무의 완화다. 그동안 토지거래허가구역이나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인해 "세입자가 있는 집은 팔고 싶어도 못 판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정부는 매도 의지가 있는 다주택자의 퇴로를 열어주기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를 한시적으로 유예해 주기로 했다.

매수자가 무주택자이고 매도자가 다주택자인 경우, 실거주 의무 시작 시점을 '기존 임대차 계약 종료일'까지 미뤄준다. 즉, 전세 낀 매물이라도 매수자가 당장 입주할 필요 없이 거래가 가능해진 것이다.

단, 무기한 유예는 아니며 늦어도 대책 발표일로부터 2년 뒤인 2028년 2월 11일까지는 입주해야 한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 규제 완화도 담겼다. 기존에는 규제지역에서 주담대를 받으면 6개월 내 전입해야 하는 의무 때문에 세입자가 있는 집을 매수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보완조치에 따라 앞으로는 '대출 실행일로부터 6개월' 또는 '임대차계약 종료일로부터 1개월' 중 더 늦은 시점까지만 전입하면 된다.

예를 들어 전세 만기가 1년 남은 집을 사더라도 대출 회수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다만 이 혜택 역시 매도인이 다주택자이고 매수인이 대출 신청일 기준 무주택자인 경우에만 적용된다. 매도인이 1주택자인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임대 중인 주택에 대한 토지거래허가는 관련 규정이 개정되는 2월 중순 이후부터 가능하다. 부동산 거래신고법상 허가 심사 기간이 15일(영업일)인 점을 고려하면, 2월 12일에 신청할 경우 3월 10일쯤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신청 시에는 임대차 관계를 증명할 전세계약서와 다주택자 확인을 위한 개인정보 동의서를 추가로 제출해야 한다.

전세대출을 이용 중인 무주택자가 3억 원 초과 아파트를 매수할 때 발생하는 전세대출 회수 우려도 덜었다. 구입한 아파트에 세입자가 거주 중이고 잔여 기간이 남아있다면, 그 기간까지는 전세대출 회수가 유예된다. 아파트 취득 차주의 전세대출 만기와 세입자의 임대차계약 만기 중 먼저 도래하는 시기까지 전세대출을 계속 이용할 수 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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