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한화에너지가 자산 효율화를 통해 차입금을 축소하며 재무부담을 낮췄지만, 주요 재무지표가 여전히 BBB급에 머물러 있어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태양광 사업의 높은 실적 변동성과 주력 계열사의 업황 부진이 겹치면서 신용등급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태양광 자산 매각 계획의 이행 여부와 석유화학 업황 회복 속도, 추가 지분 투자 가능성 등이 한화에너지의 등급 방향성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사진=한화에너지)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오는 23일 총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만기별로는 2년물 400억원, 3년물 600억원으로 구성됐으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500억원까지 증액을 검토 중이다.
시장에서는 한화에너지가 실질적인 차입 부담을 일부 축소한 점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화에너지의 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6조2188억원으로 전년 말 5조7311억원 대비 8.5% 늘었지만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4조9564억원에서 4조322억원으로 18.6% 줄었다. 순차입금은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수치로 기업의 실질적인 차입 부담을 나타낸다.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에 1조3000억원을 투입했음에도 한화오션 지분 매각 등 자산 유동화가 병행되면서 순차입금을 줄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0.6%로 전년 말 33.1% 대비 2.5%포인트(p) 하락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121.2%에서 109.5%로 낮아졌다.
◇구조적 개선 판단은 아직…계열지원 부담 상존
다만 이같은 차입금 감소를 구조적인 재무개선으로 단정하긴 어렵다는 평가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가 3형제 중심의 지배구조와 그간의 투자 이력을 감안할 때, 그룹 차원의 전략적 투자나 지배력 강화를 위한 자금 수요가 발생할 경우 한화에너지가 다시금 역할을 맡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 22.2%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지배구조상 그룹 최상단에 위치해 있다. 그룹의 지배력 유지 및 주요 계열사에 대한 전략적 지원 과정에서 추가 자금 부담이 발생할 경우 재무적 부담이 전이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한화에너지는 모회사였던 에이치솔루션을 흡수합병했고, 한화시스템 지분을 취득해 12.8%를 보유한 2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화임팩트에 대해서도 52.1%의 지분을 확보하는 등 계열 전반에 대한 지분 투자를 지속해 왔다.
이는 주요 재무지표가 현재 신용등급 수준을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한화에너지 입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한화에너지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안정적)’이지만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은 BBB 수준에 머물러 있다.
순차입금 대비 EBITDA 배수는 ‘B’, EBITDA 대비 금융비용은 ‘BB’, 차입금의존도는 ‘BBB’ 수준으로 평가돼 정량지표만 놓고 보면 A급에 부합하는 재무 완충력은 다소 미흡한 상태라는 지적이다. 특히 BB급과 B급의 경우 투기급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우려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태양광·석화 부진도 변수
여기에 태양광 사업의 높은 실적 변동성과 석유화학 사업과 밀접하게 연관된 지주 부문의 불확실성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화에너지 태양광 부문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598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미국과 말레이시아 일부 프로젝트 매각이 있었음에도 3분기가 지나도록 2023년 연간 영업이익 9291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한화에너지는 신규 투자 규모를 웃도는 자산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실제 매각 시점과 수익 인식 과정에 변수가 많아 실적 가시성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지주 부문 역시 변수다. 한화에너지의 실적은 한화토탈에너지스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데, 석유화학 업황 부진 장기화로 2023년 이후 지주 부문은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중국 증설 부담과 글로벌 수요 둔화,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스프레드 개선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준위 한국기업평가(034950) 수석연구원은 “계열 내 위상 변화 여부와 더불어 잠재적인 배당 부담 및 계열 관련 투자 등에 따른 재무안정성 변동 수준에 대해 모니터링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표=한국기업평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