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 올라탄 전력 3인방, 美 넘어 유럽시장 달린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18일, 오후 06:43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전력 수퍼사이클에 올라타며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국내 전력기기 3인방이 올해는 유럽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 글로벌 톱티어 기술 경쟁력, 빠른 납기·가격 경쟁력에 따른 고객 신뢰, 교체수요 급증에 따른 공급자 우위 시장이라는 삼중 호재를 발판 삼아 올해도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18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유럽 변압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5조7900억원(108억9000만 달러)에서 오는 2030년 21조9200억원(151억2000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6.8%에 달한다.

지난해 노후전력망 교체 수요의 수혜로 전례 없는 호황을 맞았던 전력기기 빅3 업체(효성중공업·LS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는 각각 북미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올해는 미국 시장에 더해 글로벌 2위로 평가받는 유럽시장에서 전략 인프라의 핵심인 초고압변압기의 폭발적인 수주 증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초고압 시장을 중심으로 유럽 대륙 전체 전력 인프라 투자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의회 산하 연구기관(EPRS)은 오는 2040년까지 유럽 전력망 강화를 위해 배전·송전 부문을 합해 약 1896조(1조2000억 유로)에 달하는 투자가 필요할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여기에 데이터센터 투자도 수혜 요인이다. 인공지능(AI)와 클라우드 확산으로 대형·초대형 데이터센터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고신뢰·대용량 전력 공급을 위한 고압 및 초고압 계통 접속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변전소 증설과 초고압 변압기 용량 증대, 이중화 설비 투자에 따라 유럽 전력망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LS일렉트릭 부산 공장에서 초고압 변압기가 생산되는 모습.(사진=LS 제공)
LS일렉트릭은 올 1월 독일 최대 민간 에너지기업과 620억 원 규모의 초고압 변압기 사업을 수주했다. 지난해에는 영국 배전반 제조사 일렉시스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현지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을 위한 제작 및 기술지원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올해 초고압 시장 뿐만 아니라 배전 분야에서도 유럽 맞춤형 전략으로 지속적인 추가 수주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효성중공업도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까다로운 기술인증과 품질 기준을 만족시키며 수주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국 스코틀랜드의 주요 송전사인 ‘스코티쉬 파워’와 850억 원 규모 초고압변압기 공급 계약을 체결해 영국 내 275kV 이상 초고압변압기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 중이다. 또 독일 송전업체와는 국내 기업 최초로 초고압변압기 및 리액터에 대한 장기공급계약을 맺었으며, 프랑스 송전사와도 2024년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추가 수주에도 성공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유럽시장에서 가격·납기 경쟁력과 대용량 맞춤 설계 능력을 앞세워 유틸리티 직거래 및 패키지 수주를 확대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국, 필란드, 스코틀랜드에서 초고압변압기, 친환경 고압차단기 등을 수주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전력 인프라 시장은 신재생 확대와 디지털 경제 성장이라는 구조적 변화에 기반해 중장기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며 “초고압 변압기를 중심으로 올해 유럽시장에서 전력기기 업체들이 입지를 굳히는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효성중공업 영국 스코틀랜드에 설치한 초고압 변압기.(사진=효성중공업 제공)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