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쿠팡 물류센터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 뉴스1 황기선 기자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미 통상 갈등으로 번질지 이목이 모인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법인 임시 대표는미국 하원이 한국의 미국 기업 차별 조치와 관련 증언을 요구해 미국 의회에 출석할 예정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는 현지시간으로 23일 열리는 청문회에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의 출석을 요구했다. 쿠팡 미국 본사인 쿠팡Inc는 "문서 제출과 증인 증언을 포함해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로저스 대표의 출석이 전망된다.
미 의회 청문회는 공개 방식이 아닌 비공개 진술 청취 형태를 띨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국 정부가 쿠팡으로 벌인 조사 내용 등은 '쿠팡 차별'이라는 이슈로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
"쿠팡 사안, 지정학적 이슈 전환"
업계와 정치권 안팎에서는 쿠팡 관련한 미국 하원의 조사가 한미 통상 마찰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애덤 패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은 10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팟캐스트에서 "쿠팡 사안은 사실상 미국과 한국 간의 지정학적 이슈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과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이 이들 기업을 부당하게 겨냥하고 있다고 판단할 경우 한국은 상당한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평가했다.
이미 미국 정가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해 차별 대우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넷플릭스, 구글 등은 망 사용료 등을 이유로 국내 통신사와 갈등을 벌인 바 있다. 지난해 11월 한미 정상회담의 합의 내용을 담은 팩트시트에 디지털 합의 내용 등을 담았지만, 후속 합의는 난항을 겪는 중이다. 쿠팡 사태 역시 이와 유사한 차별 사례라고 해석하는 것이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가 지난 6일 오후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반부패수사대에서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 관련 2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6.2.6 © 뉴스1 안은나 기자
3367만 건 맞는데…정부·쿠팡 유출 규모 입장차
정부와 쿠팡은 유출 규모에 대해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민관합동조사단은 지난 10일 공격자가 들여다본 3367만 건 계정 모두 유출된 건수로 봤으며, 배송지 주소 1억4000만 건을 자동 조회했다고 봤다. 쿠팡 역시 기존 3370만여 개 계정 유출 규모에 대해서는 동의했지만, 앞서 공격자가 저장한 정보가 3000건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유출 규모를 축소하려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한 과징금 청구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조사 결과까지 나온 후에야 규모가 정해질 전망이며, 관련한 경찰 수사,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등의 조치 등도 지속해서 남아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 입장에서는 한국의 출석·조사 요구에도 성실히 임해야 하고, 미국 의회의 요구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관세를 둘러싼 양국 간 줄다리기에서 쿠팡이 일종의 '인질'이 된 것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hji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