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의 한 교복업체. 2019.2.19 © 뉴스1 조태형 기자
정부가 교복 가격 구조 전반에 대한 제도 개선에 착수하면서 교복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단순한 가격 인하 요구를 넘어 입찰 구조와 유통 관행, 시장 경쟁 질서까지 손보겠다는 흐름이 감지되면서 업계에 적잖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19일 정부에 따르면 교육부·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공정거래위원회·중소벤처기업부 등 5개 부처는 교복 제도 개선을 위한 협의체를 가동한다.
5개 부처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교복 제도 관련 부처별 대응 방안'을 주제로 합동 회의를 연다. 주요 의제는 '학교주관 구매제도' 전반 점검과 입찰 담합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교복 한 벌 가격이 60만 원에 육박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가격산정 체계 전반을 점검하라고 주문했다. 대형 업체 중심의 공급구조에서 벗어나 '교복생산자협동조합' 모델을 도입하고 국산 소재 사용을 확대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현재 교복 상한가는 약 34만 원대지만, 체육복·생활복 등 추가 품목을 포함하면 일부 지역에서는 실제 부담액이 60만 원에 육박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이러한 '패키지 판매' 관행과 입찰 구조의 적정성을 함께 들여다볼 예정이다.
빅4가 교복시장 75% 점유…과점 구조에 제동 걸리나
현재 교복 시장은 엘리트(형지엘리트), 아이비클럽, 스마트(스마트에프앤디), 스쿨룩스(더엔진) 등 이른바 빅4가 약 75%를 점유하고 있다. 2015년 '학교주관구매제도'가 도입돼 각 학교가 입찰을 거쳐 업체를 선정한 뒤 교복을 일괄공급하고 있다.
학교 단위 입찰을 통해 물량을 확보하는 'B2B' 성격이 강하고, 지역 대리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운영되다 보니 가격 경쟁이 제한적이고, 담합 가능성이 반복적으로 제기되기도 했다.
정부가 이번 '교복값 바로잡기'를 통해 입찰 점검을 상시화하거나 제재 수위를 높일 경우 기존 영업 관행은 상당 부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도 개선이 단기적으로 교복 부문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상한가 산정 방식이 더 엄격해지거나 입찰 경쟁이 강화될 경우 마진 축소 압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교복 사업은 대량 생산과 안정적 물량 확보를 전제로 한 구조이기 때문에 가격 인하 압박이 직접적으로 영업이익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대리점 기반 영업 구조를 운영하는 업체의 경우, 입찰 경쟁이 심화되면 대리점 수익성 저하와 구조조정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나눔교복매장. 2026.2.19 © 뉴스1 최지환 기자
가격 인하 vs 품질 유지, 균형이 관건
정부의 정책 방향은 소비자 부담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학부모 체감 가격을 낮추고 담합 등 불공정 행위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지나친 가격 통제가 품질 저하나 서비스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결국 관건은 '가격 안정'과 '산업 생태계 유지' 사이의 균형이다. 교복 산업은 규모가 크지 않은 특수 목적 의류 시장이지만, 수백 개 대리점과 중소 협력업체가 연결된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정부의 제도 개선이 실질적 가격 인하로 이어질지, 아니면 업계 구조 재편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지는 향후 협의체 논의 방향에 달려 있다.
한편 업계 한 관계자는 현행 교복 가격 구조상 '60만 원 교복'은 사실상 나오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교복은 시도교육청이 동·하복 6피스 기준 약 34만 원 수준의 상한가를 정하고, 품목 구성과 품질 기준 역시 학교가 결정하는 구조로, 업체들은 그 범위 안에서 최저가 입찰을 통해 낙찰받아 납품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2015년 학교주관 구매제도 도입 이후 교복은 '나라장터'에 교복 생산 발주 시에도 '소상공인 업종'으로 등록돼 있어 일반 소비재처럼 업체가 자율적으로 가격을 책정할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교복 가격 인상률도 약 20% 수준에 그쳤고, 올해 상한가도 동결됐다"면서 "체육복·생활복 등 추가 품목을 모두 포함한 금액이 일반화된 측면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20일 열리는 정부 논의 과정에서 현장과 의류 산업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는 전문가가 빠져있다면서, 이들의 의견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omangchoi@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