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일부 완화하거나 적용 방식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때로는 규정 준수를 위해 일부 관세가 적용되는 방식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철강·알루미늄에 부과된 고율 관세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6월 철강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50%로 인상했고, 8월에는 부과 대상 품목도 615개에서 1022개로 확대했다.
이번 관세 인하 검토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 정부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그동안 국가안보를 명목으로 관세를 부과했지만, 철강을 기초 소재로 사용하는 자동차·가전·중장비 업계의 원가 부담이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며 미국 내 소비자 물가를 자극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고물가에 따른 여론 압박이 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관세 부담의 90% 이상을 미국 수입업자와 소비자가 떠안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달 초 공화당 강세 지역인 텍사스주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하기도 했다.
미국의 관세 완화 가능성에 경기 침체와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확산이라는 이중고를 겪던 국내 철강업계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미국은 일본, 인도에 이어 한국의 세 번째 철강 수출 시장으로,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철강 수출 규모는 약 254만톤(t)에 달한다. 업계에 따르면 50% 관세가 유지될 경우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이 부담해야 할 연간 관세액은 약 58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관세율이 인하되면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여기에 중국산 저가 공세를 차단하기 위한 반덤핑 관세 부과 효과도 올해 본격화할 전망이다. 반덤핑 관세는 외국 기업이 정상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덤핑 수출할 경우 해당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해 국내 산업을 보호하는 조치다. 정부는 지난해 중국산 저가 후판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를 결정한 데 이어 열연강판에도 잠정 관세를 부과했다. 이같은 조치로 철강 수입 물량은 2024년 965만t에서 지난해 862만t으로 10.7% 감소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그간 부진했던 철강업계 실적이 올해 본격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포스코(철강부문)와 현대제철은 지난해 원가관리 및 비용절감 효과로 영업이익은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각각 20.8%, 37.4% 개선된 흐름을 보였지만 매출 등은 감소했다.
다만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는 여전히 숙제다. 중국의 감산 기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확실한 만큼, 중국과 가격 경쟁에 놓인 저부가 제품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탄소 감축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수소환원제철 등 저탄소 공정 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포스코는 올해 광양제철소에 수소환원제철을 위한 전기로를 준공했고, 현대제철은 전기로·고로 복합 생산 프로세스를 본격 가동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업계가 바닥을 찍고 올해 반등할 것으로 보이지만, 글로벌 철강 수요 둔화와 중국 공급 변수 등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며 “업황이 반등하더라도 중장기 대응이 불가피해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AF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