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스트레스로 케이지에서 극심한 불안을 보이던 반려견이 사람 손을 대신해 머리 위에 올려둔 '손 모형' 하나로 안정을 취했다(고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 뉴스1
병원 스트레스로 불안이 극심해 혈압이 높아지며 위험한 상태를 보이던 심장 수술 반려견이 뜻밖의 방법으로 안정을 되찾은 사례가 공개됐다. 사람 손을 대신해 머리 위에 올려둔 '손 모형' 하나가 실제로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보이며 심장 수술 후 회복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다.
청주 고려동물메디컬센터는 최근 이첨판폐쇄부전증으로 브이클램프(V-Clamp) 수술을 받은 반려견 '땅콩'의 치료 과정과 회복 사례를 유튜브 영상을 통해 소개했다.
20일 고려동물메디컬센터에 따르면 심장병 수술 후 중환자케어센터에 입원한 땅콩은 사람이 만져줄 때는 안정을 찾았지만 혼자 두면 크게 불안해하며 혈압과 심박수가 상승하는 상태를 반복했다. 이 같은 상태가 지속되면 심장에 과도한 부담이 가해져 수술 후 회복과 예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를 지켜본 이선태 첨단수술센터장은 "아이 키우는 거랑 똑같다"며 보호자의 손을 대신할 수 있는 손 모형을 가져와 땅콩의 머리를 쓰다듬듯이 올려뒀다.
'손 하나 갖다 드릴까?' 엽경아 원장(왼쪽)이 수술 후 사람이 쓰다듬어 주지 않으면 불안해 하는 반려견을 걱정하자 이선태 원장이 손 모형을 가져오려는 모습(고려동물메디컬센터 유튜브 갈무리) © 뉴스1
해당 손 모형은 이선태 원장이 원래 공격성이 있거나 사람 손에 익숙해지지 않은 동물을 달래주는 용도로 사용하는 도구였다. 그런데 손 모형을 올려둔 뒤 실제로 혈압이 떨어지고 안정 상태가 유지되는 변화가 확인됐다.
손 모형을 쓰다듬듯이 머리 위에 얹어 놓자 실제로 혈압이 떨어지며 안정을 취한 땅콩(고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 뉴스1
손 모형을 쓰다듬듯이 머리 위에 얹어 놓자 실제로 혈압이 떨어지며 안정을 취한 땅콩(고려동물메디컬센터 유튜브 갈무리 © 뉴스1
땅콩은 약 2년 전 스케일링을 위해 지역 병원을 찾았다가 심잡음이 발견돼 전원 됐다. 이후 약물 치료를 통해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호흡수가 빨라지는 증상이 나타났고 정밀 검사 결과 판막을 지지하는 건삭(Chordae tendineae)이 끊어진 '건삭 파열'이 확인됐다.
건삭 파열은 판막 구조가 물리적으로 손상된 상태로 약물 치료만으로는 회복이 어려워 수술적 교정이 필요한 질환이다. 특히 땅콩은 병원 환경에서 심박수가 200bpm(분당 심장 박동수) 이상으로 상승할 정도로 스트레스 반응이 심해 빠른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의료진은 예후 악화를 막기 위해 브이클램프 수술을 결정했다. 브이클램프 수술은 판막 역류가 발생하는 부위를 클램프로 고정해 혈액 역류를 줄이는 방식으로 이첨판폐쇄부전증의 구조적 문제를 직접 교정하는 치료법이다. 수술은 엽경아 고려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이 집도했다.
수술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수술 후 청진에서 기존에 들리던 심잡음이 거의 사라졌다. 초음파 검사에서도 혈액 역류가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엑스레이에서도 심장 상태는 안정적으로 유지됐으며 향후 심장 크기도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
브이클램프 수술 후 건강을 회복한 땅콩(고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 뉴스1
수술 이후 땅콩은 식욕과 활력을 회복하는 등 안정적인 경과를 보인다. 현재는 심장 약물 치료를 병행하며 관리 중이다.
엽경아 원장은 "건삭 파열은 약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 수술적 교정이 중요하다"며 "이번 사례는 수술을 통해 심장 기능을 안정시키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수술 후 회복 과정에서 환자의 심리적 안정 역시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작은 환경적 요소가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사례"라고 덧붙였다.
땅콩의 자세한 사연은 고려동물메디컬센터 공식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해피펫]
badook2@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