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장민영號 출범…300조 생산적금융·총액인건비제 과제 산적(종합)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20일, 오후 04:48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장민영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임명 한 달여 만인 20일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기업은행은 정부의 주요 정책 과제인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의 최전선에 나서면서도 건전성을 관리하고 수익을 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게 됐다. 내부적으로는 ‘총액인건비제’를 둘러싼 노동조합과의 갈등을 봉합하고 정부와 미지급된 보상휴가 수당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장민영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제28대 은행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장 행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취임식을 열고 “기업은행은 단순한 자금 공급자를 넘어 산업의 체질 개선을 도모하는 파트너가 돼야 한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을 동력 삼아 중소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대전환의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생산적 금융 확대하면서도 건전성 관리…수익까지 내야

장 행장은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생산적 금융의 마중물이 돼 중소기업의 실질적 성장을 이끌어가겠다”고 했다. 기업은행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생산적 금융’에 총 300조원을 공급하는 IBK형 생산적 금융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창업기업에 100조원, 지방 중소기업에 120조원, 소상공인에게 75조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생산적 금융 확대에 따른 건전성 약화는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난해 말 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28%로 시중은행이 평균 0.30% 수준인 것과 비교해 네 배 가까이 높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여신의 85% 가량이 기업대출에 집중돼 있는 특수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대출, 기술금융, 정책성 대출 등은 담보·보증이 약하거나 사업위험이 커 부실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뜻이다.

가계대출에 비해 높은 위험가중치(RWA)도 부담이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RWA 하한이 20%로 상향된 반면 기업대출 RWA는 50~150%, 지분투자 RWA는 250~400%에 달한다.

정책금융기관인 기업은행은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을 확대하는 한편, 수익성을 확보하고 은행권 전반에 강화된 주주환원 흐름에도 발 맞춰야 한다. 지난해 기업은행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2조 7189억원,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은 2조 3858억원을 기록했다.

◇총액인건비제 적용 예외 협상도 가능할까

노조와의 갈등 봉합도 핵심 과제다. 이날 취임식은 22일간 행장 출근저지투쟁을 주도한 류장희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의 환영사로 시작했다. 류 위원장은 “(투쟁이) 개인적으로는 고난의 시간이었다”며 “오히려 (장 행장이) ‘고맙다’고 해주시는 말씀에 넓은 배포가 참 존경스러웠다”고 추켜세웠다.

류 위원장은 “국책은행 기업은행의 지도자는 조직을 위해 때로 맞서고 또 싸우는 사람이어야 한다”며 “매일 전쟁을 치르고 있는 노동자를 이끌고 대외와 맞설 수 있는 은행장이 되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정부를 향한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또 “일한 만큼, 고생한 만큼 제대로 그리고 제때 보상받는 기업은행을 만들어달라”며 ‘총액인건비제’ 적용 제외를 거듭 강조했다.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돼 재정경제부의 ‘총액인건비제’ 적용을 받는 기업은행은 그간 시간 외 근무 수당을 상당 부분 보상휴가로 지급해 왔다. 그러나 보상휴가를 실제 사용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노조는 이를 현금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금융위원회 등이 총액인건비제를 이유로 보상휴가 현금 지급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자 기업은행 노조는 이를 ‘임금체불’로 규정하고 투쟁을 이어왔다.

우선 노사는 설 연휴 직전인 13일 분쟁을 마무리하고 2025년 임금 교섭안 등에 합의했다. 미지급 수당에 대한 구체적인 금액과 지급 시기 등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행장의 출근을 막는 강경 투쟁은 멈췄으나 총액인건비제 적용 예외가 사측의 의지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앞으로 정부를 상대로 한 제도 개선 협의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장 행장은 첫 공식 일정으로 내점 고객이 가장 많은 서울 소재 영업점을 방문해 영업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격려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하는 등 현장 중심 경영을 통한 실질적인 변화와 성과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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