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습 우려에 금값 올랐지만…비트코인은 관망 중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20일, 오후 09:34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이 공습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이란 측에 핵합의를 압박하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는 가운데서도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은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큰손 투자자들이 반등시 매도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박스권 장세가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20일 가상자산시장 데이터업체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26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1.5% 정도 오른 6만74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지정학적 리스크에 6만9000달러 부근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에너지 부족은 계속되는 모습이었다. 가격이 하락할 때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지만, 갇혀 있던 보유자들은 손실을 줄여 빠져나올 수 있는 가격대에 도달하는 순간 곧바로 매도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거시경제와 지정학적 요인도 트레이더들의 경계심을 키우는 데 한몫하고 있다. 중동 지역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 속에 투자자들이 이를 가격에 반영하면서, 금값은 이틀 연속 상승한 뒤 온스당 5000달러 부근에서 안정됐다. 그러나 디지털 금이라던 비트코인은 금과 동행하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란과의 핵 합의 관련 협상에 10~15일의 시간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미군이 해당 지역에서 병력을 증강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란 주변 해역에는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을 위시해 2003년 걸프전 이후 최대 미군 병력이 집결해 있고, 베네수엘라 앞바다에 있던 포드 항모전단이 지중해로 추가 이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협상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나쁜 일이 벌어질 거라고 경고했다.

신퓨처스(SynFutures)의 웨니 차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공개된 연방준비제도(Fed) 의사록이 다소 매파적으로 해석되면서 트레이더들이 포지션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은 최신 연준 의사록에서 보다 매파적인 해석을 소화하고 있다”며 “핵심 변화는 갑자기 인상이 기본 시나리오가 됐다는 게 아니라, 인플레이션 둔화가 계속되지 않을 경우 인상을 다시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고 정책당국이 명시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단기 완화(금리 인하) 기대의 허들을 높인다”고 했다. 또 “그런 재가격화가 달러를 지지하고 금융여건을 소폭 긴축시키는 효과를 냈고, 위험자산에서 그 분위기가 느껴진다”며 “주식은 약세로 기울었고, 매수 수요는 현금성 상품과 단기 국채 쪽으로 이동했다”고 덧붙였다.

FX프로(FxPro)의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 알렉스 쿠프치케비치는 더 약세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그는 과거 시장의 움직임과 미국 주식시장의 조심스러운 분위기를 감안하면, 2024년 하반기에 관측됐던 수준의 ‘국지적 저점’을 다시 시험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봤다.

수급 측면에서는 큰손들이 반등 구간에서 매도할 준비를 하는 것 아니냐는 신호도 포착된다. 크립토퀀트는 대형 보유자들의 비트코인 바이낸스 유입량이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는데, 이런 패턴은 현물 매도 물량이 늘기 전에 나타날 때가 있다고 분석한다.

리서치 업체 K33는 현재 상황을 2022년 약세장의 후반부에서 나타났던 길고 지루한 박스권(횡보) 국면으로 이어졌던 시기와 비교했다. 결국 시장은 반등은 할 수 있지만, 현물 수요가 ‘다음 라운드 넘버’(다음 심리적 가격대)에서 대기 중인 매도 세력보다 더 커지기 전까지는 반등을 추세로 바꾸기 어렵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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