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장수템]“연두해요” 해외서 인정받은 요리에센스 ‘연두’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21일, 오전 09:02

과자, 초콜릿, 아이스크림, 맥주 등 매년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수많은 제품들이 탄생한다. 하지만 짧게 빛나고 사라지는 제품들이 대다수다. 장수 브랜드는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100년 넘게 한국인들의 일상에 녹아든 제품들이다. 국민과 함께 울고 웃으며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함께 한 장수 브랜드들을 소개한다.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연두? 연두색을 말하는 거예요?”

“아니요. 자연 연(然), 콩 두(豆). 자연에서 온 콩 발효를 뜻합니다.”

이름부터 낯설었다. 무엇에 쓰는지, 왜 ‘연두’인지 단번에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 제품은 출시 10여 년 만에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K장수템’으로 자리 잡았다. 전통 장(醬)을 80년 가까이 만들어온 샘표가 축적한 발효 기술을 집약해 탄생한 콩 발효 요리에센스 ‘연두’ 이야기다.

연두의 출발점은 조선간장이다. 밀 없이 콩·소금·물로만 빚는 전통 한식 간장이다. 가을 콩으로 만든 메주에 고초균과 효모, 유산균 등 다양한 미생물이 자라면서 단백질이 분해되고, 그 과정에서 감칠맛의 핵심 성분인 저분자 펩타이드와 아미노산이 생성된다.

콩 자체는 혀에서 큰 맛을 느끼기 어렵지만, 발효를 거치면 전혀 다른 세계가 열린다. 단백질이 작게 쪼개지며 수용체가 인지할 수 있는 ‘맛’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집집마다 장맛이 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떤 미생물이 작용했는지에 따라 향과 풍미가 달라진다.

샘표는 이 전통 원리를 산업적으로 정교화했다. 콩알 하나하나에 유익균이 균일하게 자라도록 한 ‘콩알메주’ 기술, 장독대의 계절별 온도 변화를 재현한 숙성 시스템 등을 통해 품질을 표준화했다.

이렇게 완성된 ‘맑은 조선간장’을 더 연구해, 짠맛은 줄이고 감칠맛 성분을 응축한 것이 바로 연두다. 색은 더 밝고, 풍미는 더 깊다. 국물 요리나 나물 무침처럼 색을 살려야 하는 한식에 특히 적합하다.

출시 초기 연두는 “조미료는 쓰지 않는다”는 소비자 인식의 벽에 부딪혔다. 콩 발효 제품임을 설명해도 ‘조미료’라는 단어가 주는 거부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샘표는 전략을 수정했다. ‘조미료’ 대신 ‘요리에센스’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제시했다. 단순히 간을 더하는 제품이 아니라, 재료 본연의 맛을 끌어올리는 발효 에센스라는 메시지였다.

결과는 분명했다. 연두는 초보 요리자부터 셰프까지 사용하는 ‘천연 감칠맛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했다. 짠맛 중심의 기존 조미 개념에서, 풍미 균형을 설계하는 제품으로 포지셔닝을 전환한 셈이다.

연두의 진가는 해외에서 나타났다. 샘표는 일본 간장이 선점한 글로벌 시장에서 전통 장 그대로는 승산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발효는 유지하되, 색·염도·사용성을 재설계해야 했다. 2012년, 샘표는 스페인 카탈루냐의 요리과학 연구기관을 찾아 연두를 선보였다. 동물성 스톡에 익숙한 서양 셰프들은 “고기 없이 이런 감칠맛이 가능하냐”며 놀라워했다. ‘매직소스’, ‘맛있는 소금’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협업을 통해 수백 개의 서양 요리 레시피가 개발됐다.

현재 연두는 ‘YONDU’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시장에 유통되고 있다. 세계 최대 식품 박람회 중 하나인 아누가 2025에서 혁신 제품으로 선정됐고, 미국 프리미엄 유통채널인 홀푸드마켓에도 입점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에서도 판매 중이다.

비건·플랜트베이스 식문화 확산도 호재다. 동물성 원료 없이 구현한 감칠맛이라는 점이 차별점으로 부각된다.

출시 14년. 연두는 단순한 신제품을 넘어, 전통 발효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K푸드 사례로 평가받는다.

한 해외 푸드 칼럼니스트는 연두를 “K푸드의 아이돌”이라고 표현했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K팝처럼 전 세계 미식을 이끌 새로운 맛이라고도 했다. 순식물성이면서 어떤 재료에도 잘 어울린다며 시대를 이끌 아이콘이라 극찬하기도 했다.

샘표 관계자는 “연두는 80년 가까이 간장, 된장, 고추장 같은 전통 장류를 만들던 샘표가 야심 차게 내놓은 일명 ‘글로벌 장’이다”라며 “샘표가 해외로 영역을 확장하기에 앞서 여러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의 연구와 아이디어로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전 세계를 매료시킬 수 있는 ‘우리 맛’을 만들어내겠다는 꿈의 신호탄이자 자랑스러운 한식문화의 아이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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