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매물 왜 쏟아질까…양도세 ‘1400만원 vs 7.5억’[세상만사]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21일, 오전 09:39

이데일리는 한국세무사회와 함께 국민들의 세금 상식을 넓히기 위한 기획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세금 상식, 만가지 사연’을 다룰 <세상만사> 에서는 현직 세무사들이 직접 접한 실제 사례를 통해 절세 비법을 전수합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이정근 세무법인 엑스퍼트 대표 세무사] “세무사님, 제가 정말 나라 망치는 투기꾼인가요? 정부에서 임대사업자 등록하라고 해서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임대료도 올리지 말라해서 그렇게 했습니다. 그렇게 10년을 지냈어요. 그런데 갑자기 다주택자라고 세금을 내라니요”

최근 세무법인을 찾은 60대 임대사업자 김모 씨는 상담실에 들어서자마자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2018년 정부가 임대사업자 등록을 적극 권장하던 시기, 노후 대비 차원에서 빌라 여러 채를 매입해 임대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정책 방향에 맞춰 임대료 인상률도 5% 이하로 묶었고, 장기 임대 의무도 성실히 지켜왔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돌아온 것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라는 무거운 세금 부담이었다. 김 씨는 “정부가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인데 왜 투기꾼 취급을 받는지 모르겠다”며 허탈해했다. ◇ ‘권장’에서 ‘징벌’로… 급변한 정책 기조

과거 정부는 세원 투명성 확보와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다주택자들에게 임대사업자 등록을 장려했다.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양도세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당근으로 내밀었다.

하지만 2026년 현재, 정책의 기조는 완전히 달라졌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가 코앞으로 다가왔고, 임대사업자들은 투기 세력으로 몰려 징벌적 과세의 대상이 되고 있다.

거래 횟수와 보유 기간을 무시한 ‘주택 수’ 중심의 과세 체계가 낳은 비극이다. 2년마다 비과세 요건을 채워 집을 사고 팔아 수억 원의 시세 차익을 거둔 ‘1주택자’는 재테크 귀재가, 10년 동안 임대료 증액 없이 임대 시장을 지탱해 온 ‘성실한 임대사업자’는 적폐가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 10억 차익에도 세금 1400만 vs 7억… 과세 방식이 갈랐다

10년이상 보유한 아파트를 팔아 양도차익 10억원 거둔 사례(취득 10억, 양도 20억, 보유 및 거주요건 충족 가정)를 전제로 세 부담을 비교하면 과세 방식에 따라 격차는 극단적으로 벌어진다.

거주요건 등을 충족한 1세대 1주택 비과세 기준으로는 6억 원까지 비과세가 적용돼 과세 대상이 4억 원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장기보유특별공제 3억2000만 원이 반영되면서 최종 과세표준은 8000만 원 수준까지 낮아진다.

1세대 1주택은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을 각각 연 4%씩 합산해 최대 80%까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어, 일반과세보다 공제 폭이 크다.

세율 24%를 적용한 산출세액은 1300만 원,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총 납부세액은 약 1430만 원에 그친다.

일반과세로 넘어가면 구조가 달라진다. 과세 대상이 10억 원으로 확대되지만 보유기간이 15년 이상이면 일반과세 기준 장기보유특별공제율(연 2%, 최대 30%)이 적용돼 양도차익의 30%인 3억 원이 공제되면서 과세표준은 7억 원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42% 세율이 적용돼 산출세액은 2억5700만 원,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최종 세 부담은 약 2억8300만 원이다. 비과세와 비교하면 약 2억6900만원에 달하는 세부담이 추가로 발생하는 셈이다.

중과세는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양도할 때 적용돼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배제된다.

여기에 기본세율(45%)에 중과세율(30%)이 더해진 75% 세율이 적용돼 산출세액만 6억8200만 원에 달한다. 지방소득세(10%)까지 포함한 총 적용 세율은 82.5%, 납부세액은 약 7억5000만 원으로 일반과세 대비 약 4억6700만 원이 많다.

이처럼 현행 부동산 세제는 같은 양도차익이라도 적용되는 과세 체계에 따라 세 부담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벌어지는 구조다.

◇ 중과 유예 막차… 매도 순서에 따라 세금이 달라진다

현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은 2026년 5월 9일까지다. ‘임대주택’이 아닌 ‘일반주택’을 양도할 계획이라면, 이 기간 내에 양도를 하면 중과세율 대신 일반세율을 적용받고 장기보유특별공제(최대 30%)도 챙길 수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의 경우 5월 9일 이전에 계약을 하고 허가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잔금을 치르면 중과세율을 적용받지 않는다.

또한, 임대주택이 일정 요건을 갖춰 등록돼 있다면 주택 수에서 제외돼, 실제 거주하는 집은 1세대 1주택으로 인정받아 비과세 적용이 가능하다.

다만, 거주주택(일반주택) 보다 임대주택의 양도차익이 더 크게 발생한 상황이라면 임대주택을 먼저 처분하는 게 세테크 차원에서 유리할 수 있다.

요건을 갖춘 임대주택은 양도시 양도소득세를 100% 감면받거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최대 70%(임대기간 10년 이상)까지 받을 수 있다. 임대주택은 등록요건, 가액요건, 면적요건, 증액요건, 기간요건 등 세제혜택 기준이 까다로운 만큼 세무사와 충분한 상담을 거친 뒤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민간임대주택법의 개정으로 2020년 8월 이후부터는 아파트는 더 이상 임대주택으로 등록할 수 없는 만큼 임대기간 종료로 등록이 자동말소된 아파트를 계속 보유하는 경우 보유세 등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오피스텔, 빌라 등 비아파트는 여전히 임대사업자 등록이 가능하므로, 앞으로도 처분계획이 없다면 추가 등록 여부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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