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수의사 대상 토크콘서트가 21일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렸다. 오른쪽부터 이태호 시그니처동물의료센터 원장, 허태희 FM동물메디컬센터 외과수의사, 김수민 VIP동물의료센터 외과 팀장, 황윤태 빌리브동물병원 원장, 김건우FM동물메디컬센터 원장© 뉴스1 한송아 기자
맥주를 손에 든 선배 수의사와 예비 인턴수의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진로와 현실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나눴다. 딱딱한 강의실 대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이색 토크콘서트는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AI(인공지능) 시대일수록 수의사의 직관적인 판단 능력이 더 중요해집니다. 결국 경험에서 나오는 힘입니다."
허찬 에스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의 이 말은 인공지능 진료 시대를 앞둔 예비 인턴수의사들에게 가장 핵심적인 조언이었다.
허 원장은 "현재 AI 진료 관련 연구와 시스템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며 "AI가 먼저 진단을 제안하고 수의사가 선택하는 방식보다 수의사가 먼저 판단한 뒤 AI로 검증하는 방식이 더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AI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환자를 직접 보고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소 한 분야는 깊이 있게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22회 한국동물병원협회(KAHA) 컨퍼런스(콘퍼런스)에서 열린 예비 인턴수의사 대상 토크콘서트에서 선배 수의사들은 질문하는 태도와 첫 직장 선택, 진로와 조직 생활에 대한 현실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한국동물병원협회는 21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컨퍼런스 프로그램의 하나로 예비 인턴수의사 입문교육 '2026 KAHA STARTER(카하 스타터)'를 처음 개최했다. 프로그램에는 수의과대학 본과 4학년 졸업예정자와 공중방역수의사, 수의장교 전역 예정자 등 70여 명이 참여했다.
'모든 게 처음이야!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를 주제로 열린 토크콘서트는 참가자들이 맥주를 마시며 자유롭게 질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실시간 익명 질문을 받아 답하는 형식으로 일방적인 강연이 아닌 선후배 간 대화 중심으로 이어졌다.
사회는 김건우 FM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이 맡았다. 패널로는 △이태호 시그니처동물의료센터 원장 △황윤태 빌리브동물병원 원장 △김수민 VIP동물의료센터 외과 팀장 △허태희 FM동물메디컬센터 외과수의사 △허찬 에스동물메디컬센터 원장 △류자연 본동물의료센터 내과원장 △정소영 건국대학교 수의내과학 석사과정 수의사 △정형래 24시스탠다드동물의료센터 수의사가 참여했다.
제22회 한국동물병원협회 컨퍼런스서 예비 인턴수의사 입문교육 '2026 카하 스타터'가 진행됐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패널들은 '질문하는 인턴의 자세'에 대해 자신들의 경험을 들어 조언했다.
황윤태 원장은 "기본적인 내용은 스스로 찾아보되 실제 임상에서 마주하는 세부적인 부분은 질문을 통해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내용은 질문하지 않으면 배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첫 직장 선택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패널들은 대형병원과 소형병원은 각각 뚜렷한 장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병원은 분과별 전문 진료와 다양한 사례를 경험할 수 있지만 소형병원은 원장과의 밀착 교육과 함께 병원 운영 전반을 가까이서 배울 수 있다는 점을 특징으로 꼽았다.
김수민 VIP동물의료센터 팀장은 "병원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배우고 어떤 목표를 이룰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진로 선택과 관련해 개원이 유일한 길이 아니라는 조언도 나왔다.
이태호 시그니처동물의료센터 원장은 "처음부터 개원을 목표로 하지 않았지만 임상 경험을 쌓으며 기회가 찾아왔다"고 말했다. 김건우 원장은 "힘들더라도 경험을 쌓으면 다양한 선택지가 생긴다"고 전했다.
토크콘서트 2부에 패널로 참여한 △허찬 에스동물메디컬센터 원장 (오른쪽부터)△류자연 본동물의료센터 내과원장 △정소영 건국대학교 수의내과학 석사과정 수의사 △정형래 24시스탠다드동물의료센터 수의사 © 뉴스1 한송아 기자
이어진 2부에서는 참가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토크와 밸런스 게임이 진행됐다.
고막이 터질 듯이 짖는 강아지와 무는 고양이 중 진료하기 더 어려운 환자, 주 6일 근무 후 오후 6시 퇴근과 주 4일 근무 후 오후 9시 퇴근 중 선택하는 근무 형태 등 임상 현장의 현실을 반영한 질문들이 이어지며 현장의 공감을 얻었다.
교육 환경과 관련한 질문에서는 '기초 수술은 직접 해볼 수 있지만 상급 수술은 경험하기 어려운 실습 중심 병원'과 '상급 수술을 모두 참관할 수 있지만 직접 집도 기회는 적은 참관 중심 병원' 중 하나를 선택하는 투표가 진행됐다.
그 결과 실습 중심 병원을 선택한 응답이 참관 중심 병원보다 2.6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예비 수의사들이 직접 경험을 통해 배우는 실습 기회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풀이된다.
밸런스 게임에서 예비 인턴수의사들은 실습 중심 병원을 참관 중심 병원보다 2.6배 이상 높게 선택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또 전공 수련과 학위 과정에 대한 경험도 공유됐다. 정소영 건국대학교 수의내과학 석사과정 수의사는 "임상 경험을 쌓은 뒤 석사 과정에 도전하면서 진료를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협회 관계자는 "예비 수의사들이 진로와 커리어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을 자유롭게 나누고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편 제22회 한국동물병원협회 컨퍼런스는 '실전 진료와 임상경험으로 완성하는 임상의 기술'을 주제로 오는 22일까지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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