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금협상 안갯속…"없어서 못 파는데" 생산 차질 우려

경제

뉴스1,

2026년 2월 22일, 오전 06:30

삼성 13개 계열사 연합 노조인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 소속 관계자들이 30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성과급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2025 9.30 © 뉴스1 최동현 기자


삼성전자(005930) 노사가 임금협상을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교섭단이 사측과의 임금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첫 단일 과반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는 지난 13일 교섭 중단을 선언하고 이번 공동교섭단에서 빠졌다. 공동교섭단의 대표성이 약화해 협상이 더 어렵게 됐다.

노조는 조정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조정 중지 후 쟁의권을 확보하는 경우도 열어두고 있다. 최악의 경우 파업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만큼은 막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반도체 생산 차질은 곧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 기회를 날려버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경쟁사 대비 성과인센 낮아"…노조 공동교섭단, 노동쟁의 조정 신청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교섭단은 지난 20일 오전 세종시 소재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노동쟁의 조정 신청은 중앙노동위원회의 개입을 요청하는 법적 절차다. 조정 결과는 조정 신청을 한 날로부터 10일 후인 3월 초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공동교섭단은 "이대로라면 삼성전자의 '인재 제일' 경영원칙을 실현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며 "회사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조정 신청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정에서도 조합원들이 수용할 수 없는 안이 나왔을 경우 쟁의권 확보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교섭단은 2025년 11월 공동교섭단을 구성하고 3달여 동안 교섭을 이어왔다. 2026년 임금교섭에서 △성과급 산정 기준 투명화 △성과급 상한 폐지 △임금인상률 7% 등을 요구했다.

공동교섭단은 이번 교섭에서 초과이익성과급(OPI) 발생 구간을 3년 치로 고정하고 OPI 50% 기준을 초과하는 성과는 경쟁사 수준 이상으로 보상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초과 성과의 비중을 부문 50%, 사업부 50%로 정해 초과 성과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측은 OPI 발생 영업이익을 연초 공지하고, OPI 0∼50% 구간을 10% 단위로 구분해 예상 영업이익을 알리겠다고 제안했다.

또 DS 부문(반도체)이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국내 1위를 달성할 시 영업이익 1조 원당 초과 이익을 지급하되 지급 방식은 전액 주식으로 한다고 제안했다.

양측은 기본임금 인상 부분에서도 입장 차를 보였다. 노조는 BU 7%, 사측은 3.0%(성과인상률 2.1%)를 제시했다.

한 노조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매출·영업이익 1위에도 경쟁사 대비 보상이 낮다"며 "사측이 제시한 초과성과 재원은 경쟁사 대비 동등 이상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스피가 사상 첫 5600선 마감한 19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4.86% 오른 19만원, SK하이닉스는 1.59% 오른 89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2026.2.19 © 뉴스1 김민지 기자


6만여 명 초기업노조 쟁의 시 타격 불가피…생산 차질 '최악' 국면 막아야

앞서 삼성전자 내 3개 노조(초기업노조·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삼성전자노조동행)가 참여한 공동교섭단은 2026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타결을 위해 지난 10~19일 집중교섭을 진행했으나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임단협 본교섭을 8차례 열었으나 입장차만 확인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지난 13일 사측이 제시한 임금 교섭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교섭 중단을 선언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노조)만이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한 상태다. 초기업노조는 전삼노와 동행노조의 조정 결과를 일단 지켜보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양측 이견이 큰 만큼 조정은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다수다. 공동교섭단은 조정안을 도출해 잠정 합의하는 경우, 조정 중지 후 쟁의권을 확보하는 경우 모두 열어두고 있다.

6만 5000명에 달하는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가 쟁의 행위에 나서면 대규모 인력이 빠져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정에서 잠정안이 합의되더라도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공동교섭단을 주도하는 전삼노 인원은 2만여 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동행노조는 2000명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수에 불과한 이들이 전체 임직원 약 13만 명을 대변해 사측과 임금 교섭에 합의하면 내부 반발이 불거질 수도 있다"며 "회사 측도 최대 노조가 빠진 교섭단과 협상할 경우 면이 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원활한 임금 교섭을 위해 노조 측과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 반도체는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며 "노사 모두 양보와 타협을 통해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jinny1@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