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관세 리스크가 또다시 떠오르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이 상호관세에 위법 판결을 내린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글로벌 관세 10%를 발표한 데 이어 하루 만에 이를 15%로 인상하는 등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다.
기업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미국의 관세 정책을 예의 주시하면서 리스크 최소화 방안을 골몰하고 있다.
22일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대법원의 잘못된 판결을 바로잡겠다"며 새로 발표했던 10% 글로벌 관세를 15%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 정부가 오는 24일 오전 0시 1분(한국시간 오후 2시 1분)부터 부과하는 글로벌 관세는 15%가 적용될 전망이다.
미국 연방 대법원 판결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연방 대법원 판결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 연방 대법원 판결 직후 발표한 글로벌 관세는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동차·철강 등의 근거인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 등을 병행 적용할 수 있다며 관세 정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로 인해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정책 변동성이 확대됐다는 지적이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우리 기업에 미칠 영향도 현재로서는 파악하기 쉽지 않다. 우리 정부는 미국 연방 대법원 판결로 기존 15% 상호관세가 무효화 됐다고 발표했으나, 트럼프가 새 관세를 15%로 올리면서 한국산 제품의 세율은 사실상 '원점'으로 회귀했다. 이를 두고 기존 10% 세율을 적용받던 영국 등 타국 대비 상대적 부담은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시장은 '품목별 관세'의 추가 부과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동차(15%)와 철강(50%) 등 이미 고관세를 적용받는 주력 업종 외에도 반도체, 의약품, 핵심광물, 산업기계 등이 사정권에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관세 환급 절차를 둘러싼 혼란도 가중될 전망이다. 연방 대법원은 상호관세를 무효라고 판결하면서도 기납부한 관세의 환급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5년간 치열한 법정 다툼이 이어질 것"이라며 환급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미 정부를 상대로 소송에 나서야 하는데, 소송 장기화와 한미 관계 악화라는 리스크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소송을 포기할 경우 주주들로부터 '배임'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투자 합의의 법적 효력과 연계 여부를 둘러싼 해석도 엇갈리고 있다. 한국 정부가 상호관세 합의 당시 약속한 3500억 달러 투자는 법적으로 무효화가 가능하지만, 트럼프가 고관세 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먼저 재협상을 요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재계 관계자는 "관세 정책이 즉흥적으로 변하면서 사업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며 "정부와 기업이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