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인하 기대했던 철강 ‘혼란’…조선은 마스가 변수 확대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22일, 오후 07:11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철강·조선업계의 대미(對美)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고관세 완화 기대감으로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철강업계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분위기다. 마스가(MASGA) 사업을 계기로 미국 진출을 노렸던 조선업계에서도 사업 지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 철강·조선업계는 관련 영향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판결로 철강업계가 받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다. 현재 미국이 수입산 철강에 부과 중인 50% 관세는 대법원이 무효화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아닌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하고 있어, 판결 대상에서 제외된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대통령이 관세 등 긴급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다만 향후 정책 변동성에 대한 우려는 오히려 커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철강 고관세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며 업계 기대를 키웠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일부 관세 적용 방식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철강·알루미늄에 부과된 고율 관세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해왔다.

하지만 상호관세 무효화 이후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대체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하며 강경한 통상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관세 완화 논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무역확장법 232조는 부과 기간과 관세율에 상한이 없어 업계 부담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50% 관세가 유지될 경우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의 연간 관세 부담은 약 5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정책 불확실성이 다시 커진 점 자체가 부담”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 역시 올해 기대를 모았던 미국 진출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조선업계는 한미 통상 협상의 핵심 중 하나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통해 간 막혀 있던 미국 진출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가 컸다. 마스가는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가운데 1500억달러를 미국 조선업 재건에 투입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따라 한화오션은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현지 거점을 확보했고, HD현대와 삼성중공업 역시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 진출 기반을 다져왔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조선업 재건을 위한 ‘미국 해양 행동계획(MAP)’을 발표하면서 마스가 사업을 통한 협력 확대 기대감은 더욱 커졌지만, 이번 판결로 대미 특별법 등 입법과 정책 구체화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도 커졌다.

특히 7조원 규모의 필리조선소 확장을 추진 중인 한화오션은 마스가 지원 지연으로 투자 시점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관세 정책 추가 조정 가능성이 있는 만큼, 트럼프 정부의 향후 추진 상황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22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와 차량들이 수출을 대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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