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창업주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이 21일 별세했다. 향년 85세. (사진제공=롯데재단)
그는 1973년 호텔롯데에 입사해 경영 현장에 뛰어들었다. 1979년 롯데백화점 설립 과정에 참여하며 매장 운영과 점포 확대 전략을 맡아 롯데백화점의 성장 기반을 다졌다. 이어 1980년 시내 면세점 허가 이후 소공동 본점에 1호점을 열고 부산·잠실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호텔과 면세점을 결합한 운영 구조는 이후 백화점과 연계되며 관광객 소비를 흡수하는 유통 모델로 자리 잡았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복합 유통 구조가 방한 외국인 쇼핑의 기본 틀을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 의장이 ‘유통의 대모’로 불리게 된 배경이다.
신 의장은 1988년부터 롯데쇼핑 부사장으로 20여년간 현장을 이끌었고 2008년 사장으로 승진해 백화점과 면세점 사업을 총괄했다. 오너 2세 경영인이었지만 주요 점포 개점과 운영 전략을 직접 챙긴 현장형 경영인으로 평가받았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사회공헌 활동에 집중했다. 2009년 롯데삼동복지재단 초대 이사장에 취임했고 이후 롯데장학재단과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을 맡아 장학사업과 취약계층 지원 사업을 이어갔다. 청년 인재 육성과 지역사회 지원 활동이 꾸준히 이어졌고 롯데 산하 3개 재단을 통해 현재까지 약 52만명에게 2600억원 규모의 지원이 이뤄졌다.
다만 경영 인생에는 굴곡도 있었다. 신 의장은 2015년 촉발된 신동주·신동빈 ‘형제의 난’ 당시 두 남동생(이복남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으나 이 과정에서 2016년 롯데백화점·면세점 입점과 관련해 금품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며 구속기소 되는 불운을 맞기도 했다. 이 사건 이후 공개 활동을 최소화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가 이어졌다.
2020년 부친 신격호 명예회장 타계 이후에는 상속 지분 정리에 나섰다. 2024년부터 롯데지주·롯데쇼핑(023530)·롯데웰푸드(280360) 주식을 단계적으로 매각했고, 지난해 7월에는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잔여 지분을 전량 처분한 데 이어 롯데칠성(005300)음료 주식까지 매각했다. 롯데재단 측은 상속세 연부연납 재원 마련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신 의장은 롯데재단 의장직을 유지하며 재단 운영을 지원하는 역할을 이어왔다. 2023년 장녀 장혜선 이사장이 롯데장학재단과 롯데삼동복지재단을 맡은 뒤에는 재단 활동이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견인 역할을 해왔다. 장례는 장혜선 이사장이 상주를 맡아 ‘롯데재단장’으로 3일간 치러지며 장지는 경기도 광주시 한남공원묘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