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빅프로젝트'로 위기 넘자…AI 대전환기 최태원식 해법은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22일, 오후 07:15

[이데일리 김정남 김은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을 거론하며 한미일 3국 협력을 강조한 것은 AI로 인한 변화의 파고가 한 국가, 한 기업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대미 투자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며 미국 측과 협의하는 만큼 이를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최종현학술원 이사장을 겸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이 20~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샐러맨더 호텔에서 열린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 2026’에서 한 발언은 이같은 고민이 묻어 있다.

최 회장은 “우리는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불확실성이 높은 ‘뉴노멀’ 시대를 지나고 있다”며 “신기술은 새로운 해결책이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거대한 변동성을 동반한다”고 했다. 그는 에너지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다. 그는 “AI에 필요한 전력 수요를 적기에 충족하지 못할 경우 사회 전체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친환경적이면서도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문제는 AI 인프라 투자 규모는 한 국가 혹은 한 기업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점이다. 최 회장이 최근 몇 년간 한미일 협력을 주창하는 것은 이 같은 난제를 타개하는 차원으로 읽힌다. 예컨대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에너지 수출을 위한 인프라와 물류를 지원하고, 그 대가로 에너지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식의 ‘빅프로젝트’가 가능하다. 소프트뱅크가 오픈AI, 오라클과 손잡고 미국 전역에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사업에 SK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것도 AI 협업 사례다.

최 회장은 “이제는 실질적인 해법을 만들어 가야 할 때”라며 “한미일 3국의 긴밀한 협력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TPD 2026에 참석한 크리스토퍼 랜도 미국 국무부 부장관, 커트 캠벨 아시아그룹 회장 등 주요 인사들 역시 급변하는 한미일 협력의 의미를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진행 중인 대미 투자 프로젝트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일본은 이미 미국 측과 협의 이후 오하이오주 가스화력발전소 등 3개 사업을 첫 프로젝트로 선정했고, 한국 정부 역시 미국이 관심을 보이는 발전, 에너지, 핵심광물 등을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그러면서 “우리는 AI 데이터센터와 발전소를 함께 짓는 새로운 설루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데이터센터 하나에 발전소 하나씩 매치하는 식으로 막대한 에너지 문제를 풀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는 의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최종현학술원 이사장이 20~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샐러맨더호텔에서 열린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 2026'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최종현학술원)
최 회장은 이와 함께 AI 시대의 또 다른 핵심인 메모리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그는 특히 SK하이닉스가 올해 선보일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두고 ‘괴물 칩’(몬스터 칩)이라고 칭하면서 생산량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 몬스터 칩은 우리에게 큰 돈을 벌어다주는 제품”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AI 기업들의 수요 폭증에 따른 HBM 부족 현상에 대해서는 여러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AI 인프라가 메모리를 빨아들이고 있는 탓에 비(非)AI 메모리 공급이 줄면서 범용 제품의 마진이 더 높아지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그는 “(이같은 불확실성 탓에 올해 SK하이닉스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의 새로운 예상치는 1000억달러를 넘을 수 있는데, 하지만 이는 1000억달러의 손실이 될 수도 있다”며 “(AI에 따른) 이러한 현상이 세계의 산업구조를 완전히 다르게 바꾸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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