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한림원·회계기준원 등 대형기관 편입 검토…임원 정리도 속도[only이데일리]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23일, 오전 05:01

[세종=이데일리 송주오 서대웅 김형욱 기자] 정부의 공공기관 통폐합 작업이 40인 미만 소규모 미지정 공공기관 61곳을 대상으로 우선 진행된다. 소규모 기관들이 대형 기관 산하 부서로 통합돼도 업무 연속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는 점과 통폐합 비용 및 시간이 적게 든다는 판단에서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업무와 인력이 중복되는 등 부작용이 잇따르는 만큼 기능 조정 중심의 통폐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공공기관 임원에 나가는 돈, 매년 1000억

22일 관가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각 부처에 산하 공공기관 통폐합 계획서를 이달 말까지 제출하라고 했다. 이에 각 부처는 공공기관 통폐합 계획 막바지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공공기관 통폐합 작업은 지난해 8월 대통령실에서 개최한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공공기관이) 너무 많아서 숫자를 못 세겠다”며 “대대적으로 공공기관을 (통폐합)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통폐합 대상 공공기관은 지난해 기준 331개 공공기관(부설기관 13곳 제외)과 미지정 공공기관 184곳 등 중앙부처 관할 515개 기관 전체다. 미지정 공공기관은 ‘공공기관운영법’ 요건을 충족하지만 재경부 장관이 공공기관으로 지정하지 않아 법 적용을 안 받는 기관이다. 금융위원회 통제를 받지만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은 금융감독원이 대표적이다.

500여개의 공공기관 중 1차 리스트에는 40인 미만의 미지정 공공기관이 대거 오를 것으로 보인다. 40인 미만 미지정 공공기관은 올해 기준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국주차안전기술원, 한국회계기준원 등 61곳이다. 재경부는 40인 미만 기관을 소규모 기관이란 이유로 미지정했다.

이들 기관은 기본적인 경영공시 등을 담당할 직원이 없을 정도로 인력이 부족한 상황으로, 일부 기관은 40여가지 공시 항목 중 하나도 공시를 하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는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공공기관으로 통합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 조직 규모가 작은 만큼 통합 과정에서 발생되는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고, 조기에 통합을 완료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지정 공공기관 중에서도 소규모 미지정 공공기관 비슷한 규모의 공공기관도 통폐합 리스트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조직 통폐합을 통한 공공기관 임원 정리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331개 지정 공공기관 임원들에게 지급된 연봉은 5079억 6771만원으로, 매년 공공기관 임원들에게 지급되는 돈만 1000억원이 넘는 탓에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 대통령 역시 지난해부터 “개혁이라는 명분 아래 힘 없는 아래를 자르지 말고 불필요한 임원을 정리해야 한다”는 기조를 강조해왔다.

◇발전 5개사, 2~3개로 통합 방안 거론

대규모 공공기관도 통폐합 칼날을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미 지난해 12월 한국철도공사(KTX)와 SRT 운영사 SR을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통합하는 추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밖에 유사 기능을 맡은 금융 공공기관 간 통합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토부 산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금융위원회 소속 주택금융공사(HF) 간 통합이나,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합병 가능성도 있다.

전력 그룹사의 통폐합은 확정적이다. 현재 한국전력공사 산하에는 원전을 맡은 한국수력원자력과 화력발전 중심의 5개 발전사(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가 있는데 이중 5개 발전사를 2~3개사로 줄이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주무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달부터 6개월간 ‘에너지 전환기 전력 공기업들의 새로운 역할’ 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통폐합 계획을 발표한다. 또 재생에너지 보급이나 에너지 복지 등 에너지 정책 수행 기능이 겹치는 한국에너지공단과 한국에너지재단 간 통합도 유력하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 급증에 따른 업무중복 등의 부작용이 커진 만큼 기능 조정 중심의 통폐합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최현선 명지대 교수는 “관료 편의주의 등 여러 이유로 기타 공공기관들이 급증했지만, 지난 역대 정부에서 통폐합이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다”면서 “공공기관 간 중첩된 영역에 대해 서로 간의 합의 등을 통해 어떤 조정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스스로 조정을 할 수 없을 때는 어쩔 수 없이 강제적인 기능 조정이나 통폐합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공공기관 통폐합이 신규 채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있다. 통폐합이 고용승계를 전제로 진행되기 때문에 갑자기 늘어난 인력 구조 속에서 신규 채용 수요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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