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올라서 무엇이 좋으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답은 복잡하지 않다. 선택지가 넓어진다. 선택지는 자유를 만든다. 자유는 행동을 낳는다. 돈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관계를 회복하는 수단이 되고 시간을 사는 도구가 되며 마음을 표현하는 언어가 된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의 문제다. 캐시미어 코트 한 벌은 사치가 아니라 표현이다. 고생한 시간에 대한 존중이고 미안함에 대한 답장이다. 어쩌면 말하지 못한 사랑의 표현일 수도 있다. 낡은 점퍼를 입고 시장에서 고생만 하신 어머니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고전 ‘사기열전’에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예라는 것은 재산이 있는 데서 생겨나고 없는 데서는 사라진다. 그런 까닭에 군자가 부유하면 덕을 즐겨 실천하고 소인이 부유하면 자기 능력에 닿는 일을 한다. 못은 깊어야 고기가 있고 산은 깊어야 짐승이 오가며 사람은 부유해야만 인의를 따른다.’
이런, 인의도 결국 돈이 있어야 가능하다니. 냉정하지만 부정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마음만으로는 부족하다. 여유가 있어야 실천도 가능하다. 주식시장 상승은 개인의 기쁨에서 멈추지 않는다. 소비가 살아나면 거리는 활기를 되찾고 기업의 매출이 늘어난다. 이익이 증가하면 배당이 늘고 주가는 오르며 가계의 자산이 커진다. 자산이 늘어난 가계는 다시 지갑을 연다. 그 소비는 또 다른 기업의 매출이 된다.
자본시장은 경제의 혈관과 같다. 기업은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는 기업의 성장에 동참한다. 기업은 설비를 확충하고 사람을 채용한다. 고용이 늘고 임금이 오르면 세수도 함께 증가한다. 국가는 그 재원을 복지와 교육, 사회 인프라에 투입한다.
주식시장의 수익은 멈춰 있는 숫자가 아니다. 가계를 지나 기업으로, 기업을 지나 국가로 흐른다. 그리고 다시 사회로 돌아온다. 돈이 돌 때 경제는 숨을 쉰다. 그렇게 선순환이 만들어진다.
오랫동안 한국 사회의 자산은 부동산에 묶여 있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장부상 자산은 늘었지만 그 자산이 쉽게 움직이거나 소비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아파트 가격이 올랐다고 부모님 옷을 사드렸다는 이야기는 좀처럼 듣기 어려웠다. 부동산 가격 상승은 삶으로 이어지기보다 더 큰 집과 새 아파트를 향한 욕망만 자극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금융자산은 다르다. 일부를 매도해 바로 생활로 연결할 수 있다. 투자 수익이 교육비가 되고 여행이 되고 창업 자금이 된다. 지출은 곧 누군가의 소득이다. 소비가 매출이 되고 매출이 고용이 된다. 돈은 돌 때 힘을 가진다. 국가 경제도 같다.
주가 상승은 단순한 자산 효과를 넘어 심리 효과를 만든다. 사람들은 미래를 낙관하기 시작한다. 소비 심리가 살아난다. 기업은 투자 계획을 앞당긴다. 금융시장은 자금을 더 효율적으로 배분한다. 혁신 기업은 성장 자금을 확보한다. 기술 개발과 산업 전환이 속도를 낸다. 시장의 활력이 경제 전반의 활력으로 확장된다.
주가 상승의 의미를 묻는 말에 다시 답한다. 숫자가 늘어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삶의 폭이 넓어진다. 관계가 회복된다. 소비가 순환을 만든다. 경제가 활력을 얻는다. 개인의 기쁨이 사회의 에너지로 이어진다. 캐시미어 코트 한 벌이 만들어낼 큰 변화다.
필자도 어머니께 보청기를 새로 맞춰 드리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서 오늘 주식 몇 주를 팔아야 할 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대한민국이 주식시장을 발판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