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스페이스X 합병시 '세금폭탄'…국회 청원 나선 서학개미

경제

뉴스1,

2026년 2월 23일, 오전 06:00


최근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제기되면서 테슬라 주식을 매도하지 않아도 양도소득세를 강제로 내야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불안에 빠진 '서학개미'들은 입법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며 국회 청원에 나섰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 해외주식의 합병 등으로 발생하는 미실현 이익에 대해 실제 매도 시점까지 세금 납부를 미루는 '과세 이연'을 신설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제기됐다.

지주사 이용한 합병 유력…보유 주식 변동 없지만 세금 내야
이는 최근 시장에서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합병할 것이란 관측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네바다주에 합병을 염두에 둔 법인이 설립됐다는 외신 보도를 부인하지 않고 자신의 SNS에 해당 기사를 공유하기도 했다. 합병 방식은 새 지주사를 세운 후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자회사로 통합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문제는 국내 테슬라 주주 입장에선 세금을 내야한다는 것이다. 지주사를 이용한 합병이 이뤄지면 기존 테슬라 주식을 거둬들이고 그만큼 새로운 통합 법인의 주식을 나눠받게 된다. 보유 주식에는 변화가 없는 형식적인 양도지만, 현행법상으로는 기존 테슬라 주식을 팔고 새 법인의 주식을 산 것으로 간주되기에 매매 차익에 대해 22%의 해외주식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실제로 지난해 5월 나스닥 상장사 '로켓랩'이 지주사로 편입되는 과정에서도 일부 국내 증권사들이 개인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을 일괄 매도 후 재매수한 것으로 처리해 양도소득세가 발생했다. 당시에도 '팔지도 않았는데 왜 세금을 걷느냐'는 반발이 있었지만 기획재정부는 양도에 해당한다는 해석을 내렸다.

테슬라가 기존 법인을 유지하면서 신주를 발행해 스페이스X 주주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흡수 합병할 경우에는 테슬라 주식이 그대로 유지되기에 양도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다만 이 방식은 테슬라 지분율이 스페이스X에 비해 낮은 머스크 CEO 입장에선 불리하기에 선택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韓 해외주식 보유액 1위 테슬라…"조세 형평성 어긋나"
새 지주사를 중심으로 테슬라-스페이스X의 합병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양도세를 둘러싼 국내 투자자들의 혼란이 클 것으로 보인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 주식은 테슬라(261억 달러·약 37조 7000억 원)다. 규모가 큰 만큼 여파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실제 매도가 없었기에 당장 양도세를 낼 현금이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경우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 계획에 없던 보유 우량주를 팔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형평성 논란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이 같은 상황에 놓였다면 주주들에게 실제 처분 시점까지 과세를 미뤄줄 수 있지만, 해외주식은 현행법상 즉시 과세된다. 특히 미국 등 해외에선 한국과 달리 주식 교환 합병은 법인 실체 변경이 없다고 보고 과세 이연을 인정한다는 점도 차별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청원인은 게시글에서 "한국 투자자에게만 세금을 내라는 건 조세 형평성에 어긋나며 명백한 재산권 침해"라며 "테슬라 등 대형 회사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피해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며 이는 국가 금융 경쟁력을 떨어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은 다음 달 12일까지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을 경우 소관 상임위원회 자동 회부 기준을 충족해 국회에서 입법 검토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기준을 미달할 경우 자동 폐기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보고 있는 부분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양도세 이슈"라며 "양도세가 발생할 경우 이를 납부하기 위한 주식 매도로 주가가 변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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