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원 '관세 위법' 후폭풍…정부, 주말도 경제·통상 대응 총력

경제

뉴스1,

2026년 2월 23일, 오전 06:00


미국 연방대법원이 지난 20일(현지시간)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를 위법·무효로 판단한 이후 정부가 주말 이틀 연속 당·정·청 회의와 관계부처 회의를 잇따라 열며 대응책 모색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일요일인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융연수원에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민주당 지도부 및 관계부처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관세 관련 통상현안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당정청은 미 연방대법원 상호관세 판결의 영향 및 우리 대응방안을 점검했다"며 "대미투자특별법의 조속한 입법이 우리 국익에 최선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하고, 여야가 합의한대로 3월 9일까지 처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와 한정애 정책위의장, 정태호 대미투자특별법 특별위원회 여당 간사를 비롯해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박윤주 외교부 1차관 등 정부 관계자가 참석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이 29일 대통령실 이전 작업이 마무리된 청와대에서 차담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5.12.29 © 뉴스1 이재명 기자

주말 이틀 연속 대응회의…범정부 긴급 점검
청와대는 21일에도 김 정책실장, 위 안보실장 주재로 대미 통상현안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대응 방향을 점검했다.

청와대는 "미국 사법부의 판결로 국제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는 한미 관세 합의를 통해 확보한 이익 균형과 대미 수출 여건이 손상되는 일이 없도록 한미 간의 특별한 동맹관계를 기초로 우호적 협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의에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조현 외교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 관계부처 장·차관과 하준경 청와대 경제성장수석,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 등 주요 참모들이 참석했다.

청와대 회의에 앞서 구 부총리는 같은 날 오전 주요 1급 및 소관 부서 간부들과 긴급회의를 열고 상호관세 무효 판결 내용과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산업통상부도 비슷한 시간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판결 분석과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김 장관은 "대미 수출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졌으나, 한미 관세 합의를 통해 확보된 대미 수출 여건은 큰 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2일 오후 재정경제부는 출입기자단에 "23일 오전 이형일 1차관 주재로 시장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한다"며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산업통상부 등이 참석해 미 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관련 대응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정부는 관세 무효 이후 환급 문제와 미국의 추가 관세 조치, 금융시장 변동성 등을 핵심 변수로 보고 대응 방향을 조율 중인 것으로 보인다.

관세 주무부처인 산업부를 비롯해 금융·통화·재정 당국이 모두 참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회의는 산업 영향과 시장 대응을 아우르는 범정부 차원의 점검 성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 대법원 판결로 기존 15% 상호관세는 효력을 상실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0% 글로벌 관세를 발동하면서 통상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정부는 통상 환경 전반을 고려해 대응 방향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무역법 122조는 대통령이 국제수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최장 150일간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한다.

글로벌 관세는 오는 24일(현지시간) 오전 0시 1분부터 발효된다. 미국 내 생산이 어려운 천연자원·비료, 특정 핵심 광물, 에너지 및 에너지 관련 제품, 일부 농산물, 의약품 및 원료, 특정 전자제품, 승용차 및 일부 트럭·버스와 부품, 특정 항공우주 제품 등은 면제된다.

22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진 모습. 2026.2.22 © 뉴스1 오대일 기자

"불확실성 여전…조용한 외교력 보일 시점"
전문가들은 상호관세 무효에도 불구하고 통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닌 만큼 정부의 대응 전략이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관세는 최장 150일의 한시적 조치에 그치고 연장에는 의회 동의가 필요하다"며 "232조나 301조 등 다른 수단에도 상당한 조사 기간이 필요한 만큼 미국 중간선거 전 가시적 조치가 나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궁지에 몰리고 있는 만큼 발언 수위는 강해질 수 있다"며 "한국은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조용한 외교력을 보여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한 통상 전문가는 "관세 환급 문제와 후속 관세 조치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시간을 조금 번 셈"이라며 "관계부처 간 공조를 바탕으로 정교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짚었다.

seohyun.sh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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