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6.2.23 © 뉴스1 오대일 기자
코스피가 6000선을 넘보며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자금도 빠르게 늘고 있다.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불리는 대차거래 잔고는 150조 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치까지 불어났고, 공매도 잔고 역시 14조 원대로 증가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국내 증시의 대차거래 잔액은 148조 4755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주일 만에 6조 5000억 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말(110조 9929억 원)과 비교하면 두 달도 안 돼 40조 원 가까이 늘었다.
대차거래 잔액은 외국인·기관 투자자가 공매도나 헤지 목적 등으로 주식을 빌린 뒤 아직 상환하지 않은 물량을 의미한다. 무차입 공매도가 허용되지 않는 국내 시장 특성상 대차거래 잔액은 향후 공매도 가능 물량을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읽힌다.
이른바 '총알 장전' 단계로 불리는 대차거래 잔액뿐 아니라, 실제로 시장에 나온 공매도 물량도 함께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순보유잔고는 가장 최근 집계치인 지난 13일 기준 14조 5409억 원으로, 공매도 전면 재개 직후였던 지난해 3월 31일(3조 9156억 원)과 비교해 세 배 이상 증가했다.
공매도는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 먼저 판 뒤, 주가가 하락하면 이를 다시 사들여 차익을 내는 투자 방식이다.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빌린 주식을 매도한 뒤 아직 되갚지 않은 물량을 뜻하는데, 잔고가 늘어났다는 것은 향후 주가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선물지수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에도 1506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국내 상장 ETF 중 세 번째로 많은 순매수 규모다. KODEX인버스에도 545억 원이 유입됐다.
코스피에 하락 베팅이 이어진 것은 최근 한 달 새 지수가 1000포인트 가까이 급등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지난달 22일 장중 처음으로 5000선을 기록한 뒤, 같은 달 29일 종가 기준으로도 5000선을 넘어섰다. 이달 초 등락을 거듭하던 코스피는 둘째 주부터 상승 흐름을 재개해 8거래일 동안 약 15% 올랐다. 전날에는 5846.09로 거래를 마치며 6000선까지 153.91포인트(2.63%)를 남겨뒀고, 장중 한때 5931.86까지 치솟았다.
단기 과열 우려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추세적인 상승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트럼프발 노이즈가 증시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으나 증시 방향성엔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주 코스피는 6000선 도달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발 변수와 기술적 과열 부담이 수급 공방전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seunghe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