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코스피가 '꿈의 육천피(6000포인트)'를 돌파한 지 하루 만에 6300선까지 치솟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이 연일 받아내는 구조다.
26일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6조 3885억 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3조 6234억 원, 기관은 10조 9885억 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 물량을 흡수했다.
외국인 순매도는 지수 상승을 이끈 반도체·자동차주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3개 종목인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현대차(005380)에서만 약 20조 원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도 1위 종목은 삼성전자(11조 7676억 원)였으며 SK하이닉스(6조 2056억 원)가 그 뒤를 이었다. 현대차도 1조 7208억 원어치 팔아치웠다.
다만 외국인 투매에도 이들 종목 주가는 압도적인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근 한 달간 삼성전자는 43.33%, SK하이닉스는 43.29% 상승했으며, 현대차도 19.41% 올랐다.
이는 외국인 순매도를 비중 확대 기회로 판단한 개인·기관의 매수세 덕분이다. 개인의 순매수 상위 3개 종목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로, 총 10조 2160억 원을 순매수했다. 기관도 이들 종목을 6조 2150억 원어치 사들였다.
특히 기관 순매수 자금의 상당 부분이 개인의 상장지수펀드(ETF) 매수가 반영되는 '금융투자' 부문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개인 자금이 외국인 물량을 받아낸 셈이다. 최근 한 달간 기관 순매수 가운데 금융투자(14조 114억 원)를 제외하면, 연기금·보험·투신 등은 오히려 순매도를 기록했다.
개인 매수세가 외국인 매도 압력을 상쇄하면서 지수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달 23일 5000선을 처음 넘은 뒤 불과 한 달 만에 6000선을 돌파했고, 이날은 6300선에서 장을 마치며 300포인트 추가 상승을 기록했다.
이른바 '동학개미' 수요가 증시를 견인하는 가운데, 수급 쏠림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개인 투자자들은 글로벌 증시에서 부각된 인공지능(AI) 심리 악화나 지정학적 불안 리스크를 크게 반영하지 않고 국내 주식을 지속해서 매수하는 중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설 연휴 이후 코스피 급등을 이끈 주요 수급 주체는 금융투자인데, 개인의 ETF 추격 매수 성격이 내재했다"며 "특정 주체의 수급 쏠림 현상이 심화할수록, 증시 전반에 걸친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높아졌다는 점이 과거의 경험으로, 수급 쏠림은 단기적 고민"이라고 짚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번 장세를 실적과 수급의 힘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신호로 해석하면서도, 3월 실적 발표 공백기에는 리스크 재가격화로 주가수익비율(PER)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제로 2월 초 아시아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이 확대됐고, 한국도 외국인 자금 유입 속도 조절을 관찰할 수 있다"며 "미국발 AI 변동성 국면이 외국인 수급 경로를 통해 한국 시장에 전이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seunghe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