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F와 국채 토큰화 개념증명 마쳐…해외선 사모펀드도 관심“ [일문일답]

경제

이데일리,

2026년 2월 27일, 오전 07:48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될 경우 승자가 독식하는 시장이 될 것 같습니다. 국내에선 많아야 2~3개 정도만 자리를 잡을 것 같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금융지주와 카드사, 빅테크, 유통사 등이 손을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결국 더 편리하고 사용하기 쉬우면서도 폭 넓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것입니다.”

한일현 신한투자증권 AX본부장 (사진= 신한투자증권 제공)
한일현 신한투자증권 AX본부장(상무)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위한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신한이 금융그룹 차원에서 이처럼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 본부장은 특히 그 원동력 중 하나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꼽았다. 한 본부장은 “웹2에서 하던 모든 금융행위나 비즈니스모델, 자산들이 웹3 위에서 다 지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회장께서도 실무자들에게 입체적인 이해를 많이 주문하고 계신다”며 “STO나 스테이블코인 등 단편적인 문제인식을 넘어 은행, 카드, 증권의 역할과 경계가 무너질 웹3금융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한 본부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전문.

-지금의 AX본부는 언제, 어떤 목표로 출범했는지.

△AX본부는 올 1월에 출범했다. 작년까지는 플랫폼사업본부라는 이름이었는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디지털마케팅, 외부 파트너사들과의 제휴 등 업무를 담당했었다. 또 본부 내에 해외주식과 블록체인, 인공지능(AI)솔루션 부서도 있었는데, 차츰 할 일이 많아지고 각 부서의 업무를 구체화하다보니 보다 큰 본부에서 업무를 집중화하는 전략이 필요해졌다. 지금은 AX와 DX업무를 함께 맡고 있다고 보면 된다.

-신한금융그룹 내 은행, 증권, 운용사 간 디지털자산 관련해 협업이나 조율은 어떤 식으로 돼 있나. 각 계열사 내 관련 조직들은 자주 소통하는지.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는 디지털자산 관련업무를 ‘웹3 금융’으로 통일했는데, 그 컨트롤타워는 지주사 내 부사장 레벨인 AX디지털부문장이 담당하고 있다. 이 부문장은 신한은행에서 AX 실무조직을 동시에 이끌고 있고, 동일한 유형의 조직이 증권과 카드, 생명보험사에도 다 있다. 계열사 간 협업과 관련해선 디지털자산 관련 은행, 카드, 증권, 자산운용사 전담인력들을 묶어 그룹 내 별도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이 TF는 일반 TF보다 훨씬 높은 정규 조직 수준의 집중도와 관여도를 가지고 있다. 그동안 유즈케이스(사용사례)를 발굴하고 다수의 개념증명(PoC)를 진행해 왔다. 각 계열사 CEO들과 임원들도 정기적으로 회동하는 체계를 두고 있다.

-진옥동 지주 회장께서 신년사에서 디지털자산과 웹3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지주와 증권사에 어떤 미션이나 목표를 제시한 게 있다면.

△내부 조직원으로 보면, 진 회장께선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일하고 계신다는 생각이다. 평소에도 경영자는 미래학자나 선지자처럼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고 상상해봐야 한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본인이 몸소 실천하신다. 그런 회장의 지휘 아래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작년부터 많은 일을 준비해왔다. 그룹 CEO께서 디지털자산에 워낙 관심이 많다 보니 작년에 컨설팅도 진행했다. 웹3 금융이라는 큰 체계 내에서 디지털자산은 표면 상 드러나는 겉이라면, 더 중요한 건 그 밑바탕에 있는 인프라와 자산 레이어다. 이 모두가 합쳐져서 통째로 금융이 된다고 보고 있다. 금융 인프라 망이 다 바뀌고 있다. 웹2에서 하던 금융행위나 비즈니스모델, 자산들이 웹3 위에서 다 지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진 회장께서도 실무자들에게 입체적인 이해를 많이 주문하고 계신다. STO나 스테이블코인 등 단편적인 문제인식을 넘어서고 있다. 웹2에서는 은행, 카드, 증권의 역할과 경계가 분명했지만, 웹3에서는 그런 경계가 무너질 것으로 예상된다. 웹3 기반 월렛은 그룹사들이 함께 만들어가고, 여기서 은행은 송금, 카드는 결제, 증권과 자산운용은 금융자산에 좀 더 포커스하는 그런 형태다. 신한투자증권이 금융그룹 내에서 자산의 토큰화를 책임지는 회사인 만큼 회장께서 직접 연락도 자주 하셔서 음원이나 미술품 등 증권이 들어가 있는 유통플랫폼과 사업자들에 대한 궁금증을 직접 질문하곤 하신다.

-각 증권사들도 발빠르게 디지털자산 분야를 준비 중인데, 디지털자산이 금융투자업계를 어떻게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하는가.

△비유를 들자면 각 국가별로 단절돼 있던 철도가 하나의 고속철도로 통일돼 레일이 깔리고 전 세계적으로 궤도가 연결되는 것과 같다고 본다. 그 레일 위를 다니는 기차는 만들기 나름이다. 국경을 넘어 여행을 하게 되면 여행자들의 경험이 달라지고 기업들의 화물운송 경험도 달라질 것이다. 이렇게 달라진 체계 하에서 얼마나 고속철이 잘 돌아가게 하느냐가 바로 우리 할 일이다. 고객의 경험을 바뀌게 하는 것이 우리 사명이다. 지금은 증권사들이 새로운 상품을 소싱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는 표면 위에 있는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찾아와 금이나 부동산을 토큰증권으로 만들어 달라고 하면 어떤 분산원장을 쓸 것인가 선택해야 하는데 거기에 답할 수 있는 증권사가 아직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일본만 해도 토큰증권 제도화가 우리보다 3~4년 앞서 있지만, 실제로 활용되는 적격 분산원장은 두 개 정도뿐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준비 상황이 어떤가.

△우리는 이미 1년 전부터 글로벌 탑티어 퍼블릭 블록체인 기관인 솔라나재단과 전략적 업무제휴를 맺고 함께 일하고 있다. 서클, 파이어블록과도 관계를 맺고 있다. 그 결과 지금 국내에서 토큰증권이나 실물기반 토큰화자산(RWA)을 발행하려고 하면 우리의 분산원장을 써야할 것이라고 본다. 이런 인프라 개발뿐 아니라 지분투자나 파트너십 체결 등을 통해 자산 토큰화 관련 비즈니스를 세밀하게 들여다 보면서 발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한국 국채를 토큰화한 미국 기업에 투자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같은 국내주식 토큰화 거래는 아직 한참 있어야 할 것 같고, 하더라도 한국거래소가 중심이 될 거라 본다. 하지만 엔비디아, 테슬라 같은 미국주식 토큰화 거래는 이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뉴욕증권거래소, 나스닥 등에서 연내 시작한다고 발표한 만큼 서학개미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코빗 거래소를 인수한) 미래에셋은 아예 거래소 모델을 생각하는 것 같은데, 우리도 그런 거래소 모델을 고민하곤 있는데 아직까지 구체화된 건 없다.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사업자 인가까지 나왔다. NXT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걸 준비하고 있는지.

△STO 입법이 완료되고 조각투자 거래소 사업자 인가도 나왔지만 실제 발행은 신고서 작성 등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감독당국과도 협의해야 하는 부분인 것 같다. 현재 국내에 지적재산권(IP)과 부동산, 미술품, 음원 등 조각투자 사업자가 많아야 10개 남짓인데, 기존 혁신금융 틀 내에서 사업해 왔던 이들 기업 위주로 인가가 나올 것으로 에상되는데, 기본적으로는 자체 플랫폼(앱)에서 청약을 받겠지만, 고객 저변 확대를 위해 증권사가 일반 공모청약처럼 MTS에서 같이 청약을 받아줄 수도 있다. 다만 법적으로 발행과 유통이 분리돼 있는 만큼 이처럼 증권사 MTS에서 청약하게 되면 법적으로 모호한 측면이 있다. 서로 다른 라이선스를 가진 두 회사가 시스템으로 어떻게 연결하느냐를 준비해야 한다. 표준 같은 건 없지만, 음원이나 미술품 STO라면 인가 받은 기업이 자체적으로 앱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매도할 땐 장외거래소 앱이나 이와 연결된 증권사 MTS로 와서 해야할 것 같다.

한일현 신한투자증권 AX본부장 (사진= 신한투자증권 제공)
-자산 토큰화와 관련해 실제 개념증명했거나 한 사례들이 있는지.

△토큰 머니마켓펀드(MMF)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개념증명(PoC)은 이미 했다. 기술적으로 발행 및 이자지급, 상환 등이 문제 없이 작동되는지를 보는 것이다. 아울러 토큰증권을 발행하고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를 거래하는 것도 이미 증명을 마쳤다. 퍼블릭 체인으로 돼 있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USDC를 가지고 프라이빗 체인 위에 얹힌 한국 국채를 토큰화한 증권을 사고 팔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향후에는 다른 국내 채권이나 주식까지도 거래하도록 해 볼 것인지 고민 중이다. 이런 전통적인 금융자산을 토큰화하는 것이 증권사들의 궁극적 경쟁력이 될텐데, 할 수 있는 곳은 머지 않아 시장에서 정해질 것 같다. 우리가 보기엔 이런 자산 토큰화를 원하는 회사가 찾아갈 수 있는 곳은 단연 신한투자증권이 될 것이다. STO 사업자가 될 것으로 보이는 기존 9개 조각투자 회사들 상당수가 계약을 맺고 우리 계좌를 쓰고 있다. 그런 선점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자산 토큰화에서 관심 있는 부분이 있나.

△대형 글로벌 사모펀드 쪽에서 펀드 토큰화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 수요가 있는 벤처캐피탈과 사모펀드 토큰화를 해보면 좋을 것 같긴 하다. 다만 아직까지 한국에선 법제화가 미진해 현행 법 체계 하에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고민만 해보고 있다. 또한 최근 미국에서 개인투자자들의 투기적 수요가 몰리는 예측시장 관련해서도 같이 사업화해 보자는 아이디어도 있다.

-스테이블코인도 하나의 플랫폼이다 보니 여러 개가 난립하기보다는 몇몇 강자가 시장을 독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경쟁력 있는 다른 산업군의 기업들과도 협업해야 할텐데.

△승자가 독식하는 시장 전망에 동의한다. 그런 점에서 지금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과정에서 쟁점이 된 은행 지분 50%+1주 룰이 고객 입장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오히려 각 사업자들이 유통 생태계를 어떻게 만들지가 중요한 것 같다. 금융지주와 빅테크, 카드사, 유통사 등 두 곳 정도의 컨소시엄이 국내 산업 생태계의 절반 이상을 커버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많아야 2~3개 정도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이 국내에서 자리 잡을 것 같다. 이렇게 되면 고객들은 어떤 생태계가 더 편리하고 사용하기 쉬우면서도 폭 넓은 서비스를 제공하는가에 주목할 것이다. 그게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정부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활성화를 위해 특례성으로 민생회복지원금이나 지역화폐를 연계하는 쪽으로 열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이는 경쟁력 차원에서 유의미할 것으로 본다.

-금융지주 소속 증권사로서 신한이 가지는 경쟁력은 뭐라고 보나.

△(미래에셋증권이나 한국투자증권 등) 증권지주 계열의 증권사들은 레이어 차원에서 기본적으로 자산에 관심이 크다. 스테이블코인에 상대적으로 약할 수 밖에 없고 지급결제에 대한 이해도나 필요성이 떨어지는 게 당연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금융지주 계열인 신한은 은행과 카드사가 있다보니 계좌와 대응하는 개념인 월렛을 잘 이해하고 있다. 아직 성숙되지 않고 이제 새롭게 만들어지는 시장에서는 이런 점이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특히 신한투자증권은 (증권업계에서도 드물게) 수년 간 계속 전담팀을 유지하면서 개념증명을 해왔던 경험을 가지고 있는 만큼 지속성이나 연속성 차원에서 많은 걸 해봤다는 강점이 있다고 자신한다.

-디지털자산 분야 인재를 확보하는 작업이 시급할 것 같다.

△현재 본부 차원에서 30명 정도가 일하고 있는데, AX쪽이 많고, DX쪽만 보면 정직원 6명과 인턴 3명이 일하고 있다. 지금도 디지털자산 쪽 인력을 채용하고 있는데, 블록체인과 조각투자, 증권사 원장구축, 구조화자산 등에서 경험이 있는 인력을 선발할 계획이다. DX쪽 인력을 10~15명 정도로 확대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조직원들에게 강조하거나 본부장으로서 세우고 있는 비전이 있나.

△기본적으론 회사가 가진 비전을 따라가는 것이지만, 우리 본부만 놓고 보면 신한투자증권이라는 회사의 모든 업무를 우리 본부가 대체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굳이 비전을 얘기하자면, 한국 미래금융의 표준 설계자가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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