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2.24 © 뉴스1 허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를 겨냥한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비정상의 정상화'를 연일 강조, 다주택자의 '묻지마 대출 연장' 중단 방안이 금융당국의 최우선 과제로 급부상했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번 주 중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다주택자 대출 만기 연장 관행 관련 대책을 포함하기 위해 연기됐다. 발표 시점은 예단이 어려운 상황이다.
원래 계획은 예정된 대로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우선 발표한 뒤 다주택자 대책을 추가 발표하는 방안을 염두에 뒀으나, 이 대통령이 연일 다주택자 압박 메시지를 내보내면서 '올인'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지적한 다주택자 문제를 해결하고 가계부채 관리 목표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설 연휴 직전인 지난 13일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 계정에 '다주택자들의 기존 대출은 만기가 되면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다주택자의 대출 연장 혜택을 추가로 주는 것이 공정할까요"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21일에는 "다주택과 임대 사업을 압박하면 전월세 부족으로 서민 주거 불안이 심화한다는 주장은 집값 상승과 전월세 부족의 주요 원인인 다주택과 주택임대 사업을 비호하는 기적의 논리"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지난 22일에는 금융당국이 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한 '임대소득 대비 이자상환비율' (RTI)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왜 RTI 규제만 검토하나요. 대출 기간 만료 후에 하는 대출 연장이나 대환대출은 본질적으로 신규 대출과 다르지 않다"고 강도 높은 규제를 주문했다.
이어 24일에는 "우리 국민은 부동산, 특히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비정상임을 알고 있고 이 비정상의 정상화를 지지한다"며 "다주택을 유지하든, 비거주 투자용 주택을 보유하든, 평당 3억 원씩 하는 초고가 주택을 보유하던 자유이지만 비정상의 정상화에 따른 위험과 책임은 피할 수 없다"고 거듭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서울 서초구의 아파트와 연립·다세대로 구성된 주거지역 모습. 2025.3.18 © 뉴스1 민경석 기자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의 묻지마 대출 연장 관행을 강하게 지적한 만큼, 금융당국의 어깨가 상당히 무거워졌다.
지난 13일부터 24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상호금융권 관계자를 불러 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를 이어갔다.
앞선 두 차례 회의는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이 주재했지만, 3차 회의는 권대영 부위원장이 직접 주재하며 회의 성격도 격상했다.
금융당국은 일단 규제 지역을 포함한 '수도권 다주택자(임대사업자 포함)'에 대해서만 대출 연장 제한에 나서기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임대사업자대출 대부분이 비(非)아파트라 세입자의 주거 안정 불안 여지가 있어, 분할 상환과 함께 세입자 퇴거 시까지 일정 기간 규제를 유예하는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에서는 앞서 취합한 은행권 통계의 기준이 조금씩 다른 점을 지적하며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과 임대사업자대출, 아파트 및 비아파트, 서울·수도권 및 지방 등 통일된 기준 하에 세부 통계를 다시 요청했다.
다주택자 규제를 포함한 가계부채 관리 방안 발표는 예정보다 최소 1~2주 정도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다주택자 규제를 지방까지 할 필요가 있겠냐는 컨센서스는 모여졌지만, 지역과 아파트·비아파트 여부 등 규제 타겟팅 범위를 아직 확정하지는 않았다"며 "규제에 따른 세입자 문제가 없는지도 살펴야 하고, 금융권의 추가적인 의견도 더 들어볼 예정이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이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사항인 만큼 대책의 완성도가 중요하다"며 "대책 마련을 위해서는 시뮬레이션, 전문가 의견 청취 등 과정도 필요해 최소 1~2주 이상은 걸릴 수 있다"고 했다.
junoo5683@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