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노조법 2·3조 현장 안착을 위한 공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2.27 © 뉴스1 임세영 기자
경제계가 27일 정부가 발표한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매뉴얼에 대해 교섭 의제 범위가 제한되지 않았고하청 노조가 추가로 요구하는 교섭의제에 대해선 원청은 교섭에 나설 수 없다고 반박했다.
원청이 교섭에 나설 경우 하청 업체의 경영권을 침해하는 등 교섭 현장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교섭 사실을 공고해야 하는 범위도 지나치게 넓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다만 원·하청 노조 교섭 단위가 분리된 점에 대해선 그간의 요청이 반영됐다며 안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섭 범위 제한 없어 혼란 우려…"교섭창구 단일화" 요구 반영은 안도
고용노동부와 중앙노동위원회는 27일 노란봉투법 '원·하청 상생 교섭 절차 매뉴얼'을 발표했다. 지난 24일 정부가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노조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의결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노란봉투법은 하도급 노동자에 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쟁의행위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근로 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 조건을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원청을 사용자 범위에 추가해 하청 근로자에 대한 원청의 노사 교섭 의무를 규정했다.
정부는 이번 매뉴얼을 통해 원·하청 교섭을 분리하는 투 트랙 구조를 공식화했다. 원·하청 교섭 구조는 분리하되 하청 노조 간에는 전체 하청 노동자 단위에서 교섭 창구를 단일화하도록 한 것이다.
다만 원청과 하청 노조가 교섭할 근로조건 범위는 양측이 합의를 통해 결정하게 하도록 했는데 경제계는 이 점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이번 정부 발표에 따르면 어떤 의제에 대해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할지 여부는 노동위가 결정한다. 그 외의 의제는 노사 합의에 따라 교섭 여부를 결정할 수 있으며 분쟁이 발생하면 노동위가 판단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기본적으로 원청과 하청 노조와의 교섭에서 교섭의제는 사용자성이 인정된 근로조건이냐의 문제이지 의무적 교섭사항을 논하거나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은 근로조건에 대해 하청 노조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경우 하청업체의 경영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하청 노조가 추가로 요구하는 교섭의제에 대해선 원청은 노조법상 사용자가 아니므로 교섭의 당사자가 아님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사용자성이 인정되는 부분 외에도 협의가 가능하도록 한 것은 사실상 원청이 하청 노조의 사용자가 아닌 부분에 대해서도 교섭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으로 보인다"며 "계약에 근거한 산업계 교섭 질서에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매뉴얼에서 '원청이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할 때 사용자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는 모든 하청 노조 및 근로자가 알 수 있도록 공고해야 한다'고 규정한 점도 재계 우려 대상이다.
경총은 "사용자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는 하청 노조 및 하청 근로자의 범위가 모호하다"며 "하청업체 수가 많고 산재해 있는 경우 공고할 방법을 찾기가 어려워 공고 이행을 두고 분쟁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하청 노조 교섭창구를 단일화한 점에 대해선 안도하는 모습이다. 한 경제계 관계자는 "노란봉투법으로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가 무너지는 상황이 될 수 있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선 경제계의 요구가 반영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처음부터 강하게 요구한 것은 원청 교섭에는 영향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하청 교섭과 분리가 되면서 우려를 불식하게 됐다"고 전했다.
1096pages@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