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 개막 하루 전날인 지난 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시제품이 손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1.6 © 뉴스1 황기선 기자
견고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오랜 기간 '박스권'에 갇혀 있던 현대자동차(005380)와 LG전자(066570)가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업으로서 가치를 재평가받으며 새해 들어 역대급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제조업 기업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물리적 세계에서 움직이는 '지능형 로봇' 생태계의 주도권을 잡으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오랜 기다림 끝 박스권 탈출…주가 수직상승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 주가는 지난달 27일 종가 기준 67만 4,000원으로 지난해 12월 30일 종가(29만 6500원) 대비 127.32% 폭등했다. 같은 기간 LG전자 주가도 9만 1900원에서 14만 5700원으로 58.54% 급등했다.
두 기업은 각각 자동차와 가전이라는 전통적 제조업에서 독보적인 실적을 내왔음에도 주가는 수년간 일정 수준 이하에 머물렀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대차는 2021년 초 20만 원 선을 회복한 이후 좀처럼 30만 원 문턱을 넘지 못하며 지난해까지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왔다. LG전자도 지난 2021년 1월 18만 원대 신고가 이후 주가가 우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9만~11만 원대 박스권에 고착화된 바 있다.
현대차, '아틀라스' 앞세워 저평가 우량주에서 로봇 성장주로
현대차는 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앞세워 제조사를 넘어선 '로보틱스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 중이다. 올해 초 CES 2026에서 선보인 아틀라스는 언제 어디서든 물체를 집고 옮길 수 있는 '작업 로봇'으로서 실용성을 입증했다.
현대차그룹은 개발형 아틀라스를 2028년부터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 글로벌 생산 거점에 우선 배치하고, 안전성과 품질 효과가 검증된 공정을 중심으로 활용한 뒤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 등으로 작업 범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나아가 현대차는 새만금에 총 9조 원을 들여 로봇과 AI, 수소 에너지 등을 아우르는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곳에 조성되는 로봇 제조 및 부품 클러스터는 로봇 완성품 제조 및 파운드리 공장과 부품 단지로 구성되며, 연 3만 대 규모의 로봇을 생산할 예정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에 대한 인식이 전통적 가치주에서 피지컬 AI 기반 성장주로 전환되고 있다"며 "과거 10년간 현대차는 글로벌 포트폴리오 내 저평가 대형주 성격으로 편입돼 왔으나, 올해부터 피지컬 AI 기업 전환에 성공하며 글로벌 성장주 펀드로의 편입 확대가 예상돼 글로벌 수급의 패러다임 변화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열린 LG전자 사전 부스투어에서 AI 홈로봇 'LG 클로이드'가 손하트를 만들고 있다. 2026.1.6 © 뉴스1 황기선 기자
LG전자, 막강한 AI-하드웨어 경쟁력…로봇기업 부상
LG전자도 CES2026에서 AI 홈 로봇 '클로이드'를 선보이면서 피지컬 AI 경쟁력이 주목받았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독자 개발한 AI 모델 '엑사원' 경쟁력이 강점이다.
클로이드는 LG AI연구원의 초거대 AI 엑사원을 탑재해 사용자의 복잡한 음성 명령을 맥락적으로 이해하고, 가전 기기들과 연동해 스스로 집안일을 돕는 '공감 지능'을 구현했다. LG AI 연구원이 정부 파운데이션 모델로 개발한 'K-엑사원'은 13개 벤치마크 중 10개 1위를 석권하며 전체 평균 72점으로 국내 최고 성능을 입증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LG전자는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기술도 내재화했다. 자체 브랜드 'LG 액추에이터 악시움'을 통해 정밀 제어와 양산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맞춤형 다품종 생산에 적합한 사업구조를 갖췄다.
피지컬 AI 기업으로의 잠재력이 부각되면서 지난 두 달간 LG전자 주가는 수직 상승, 2021년 이후 4년 만에 14만 원 선을 돌파했다. 특히 이 기간 외국인이 2063억 원을 순매수하는 등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AI 엑사원의 경쟁력이 가정용 로봇(클로이드 등)에서 산업용 로봇(물류, 클로이 캐리봇)으로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되고 있다"며 "지분 투자한 로보티즈(액츄에이터), 로보스타(산업용 다관절, 스마트팩토리) 및 베어로보틱스(AI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가 차별화 경쟁력을 높여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jup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