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발 유가 쇼크, 1~2주 뒤 국내 반영…고환율 겹쳐 인상 폭 커지나

경제

뉴스1,

2026년 3월 04일, 오전 06:00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경고하면서 국제 유가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도 이란이 이스라엘과의 무력 갈등 속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 검토 발언을 내놓자, 실제 봉쇄로 이어지지 않았음에도 국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됐다. 당시 국내 휘발유 소비자 가격은 단 2주 만에 리터당 35원 넘게 급등하며 서민 가계에 즉각적인 부담을 줬다.

이번에는 이란 지도부가 사실상 봉쇄를 선언한 만큼,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 기름값 상승 압력이 지난해보다 한층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과거 '봉쇄 언급'만으로 휘발유 35원↑…시차 두고 국내 물가 반영 본격화
4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고문인 이브라힘 자바리는 국영 매체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은 봉쇄됐다"며 "누구든 통과하겠다면 혁명수비대와 정규 해군의 영웅들이 그 선박을 불태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주요 산유국의 원유가 빠져나가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 해협이 봉쇄되면 아시아와 유럽으로 향하는 원유 공급망이 흔들려 국제 유가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중순 이란 측이 '호르무즈 봉쇄 검토'를 발표했을 당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단 며칠 만에 약 4~5% 올랐다가 휴전 소식에 다시 하락하는 급등락을 보였다.

문제는 국제 유가의 변동이 국내 주유소 가격으로 전이되는 속도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셋째 주 리터당 1627.7원이었던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봉쇄 가능성이 거론된 지 단 2주 만에 1663.2원으로 35.5원이나 치솟았다. 같은 기간 경유 역시 리터당 약 29원 상승하며 물가를 압박했다.

특히 현재 상황은 지난해보다 훨씬 엄중하다. 지난해 6월 평균 달러·원 환율은 1360원대였으나, 3일 종가 기준 환율은 1466.1원까지 올라와 있다. 환율이 100원 이상 높은 상태에서는 국제 유가가 작년과 동일한 폭으로 올라도 국내 수입 단가는 훨씬 가파르게 상승할 수밖에 없어 소비자 가격의 인상 압력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된다.

오피넷에 따르면 3일 오후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이미 리터당 1723.07원까지 오른 상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분쟁이 산유국이 밀집한 걸프 지역 전반으로 확산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주변 해상 교통이 마비될 경우 아시아 경제권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병목 지점이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유가 100달러 시나리오 현실화 우려…1466원대 환율이 물가 부담 가중
이란 혁명수비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발언 직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80달러에 육박하며 전날 대비 3% 상승했다. 지난달 말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시작 이후 누적 상승률은 이미 10% 안팎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사태 장기화 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025년 기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물량은 세계 석유 소비의 약 20%로, 과거 유가를 130달러까지 끌어올렸던 러시아(점유율 10%)보다 시장 영향력은 클 수 있다.

글로벌 리서치 업체 우드맥킨지는 "유조선 운항이 신속히 재개되지 않을 경우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유가 상승은 단순한 에너지 비용 증가를 넘어 국내 거시경제 전반을 위협한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연평균 국제 유가가 100달러에 진입할 경우 국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1%포인트(p) 상승하는 반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0.9%p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고환율과 고유가가 동시에 우리 경제를 짓누르는 '복합 위기' 가능성에 대비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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