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 지배구조 막판 조율…스테이블코인 51%·거래소 지분 규제 충돌

경제

이데일리,

2026년 3월 04일, 오후 07:49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둘러싼 막판 조율이 진행되는 가운데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조와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규제를 둘러싼 정책 당국과 업계 간 입장차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 안정과 산업 육성이라는 정책 목표가 맞물리면서 이번 입법이 단순 규제를 넘어 국내 디지털자산 산업의 지배구조를 사실상 결정짓는 법안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은행 중심 51%룰 논쟁…혁신 위축 우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여당 디지털자산기본법 태스크포스(TF)는 디지털자산기본법 단일안에 대한 조율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여당은 최근 회의를 통해 법안 방향을 논의한 데 이어 오는 5일 비공개 당정협의회를 열고 정부·여당 단일안을 최종 조율한다. 이후 여당안을 중심으로 의원 입법 발의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현재 논의의 핵심 쟁점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조와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규제다. 우선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조를 두고는 한국은행이 주장해 온 51%룰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는 은행이 과반 지분을 보유한 컨소시엄만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금융 안정성을 확보하고 발행 주체의 건전성을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TF 내부 및 업계에서는 은행 중심 컨소시엄 구조가 도입될 경우 혁신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초안에는 관련 규정이 담기지 않았으나, 최근 열렸던 회의에서 자문위원들은 규제 도입 과정에서 산업 혁신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조와 거래소 지분 규제를 둘러싼 논의가 막판까지 진통을 겪는 배경이다.

사안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이 과반 지분을 갖는 구조가 되면 리스크 관리 중심의 보수적 구조로 굳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서비스 혁신이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 지분규제 막판 조율…30% 절충안 유력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규제 역시 핵심 쟁점이다. 현재 TF는 금융당국이 검토 중인 15~20% 수준의 지분 상한안과 업계 반발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는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TF는 최대주주 지분을 약 30% 수준까지 허용하는 것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하는 분위기다.

금융위원회는 애초 거래소를 공적 인프라로 보고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왔다. 이에 따라 현행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 수준인 15~20% 범위에서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산업이 성장한 뒤 지분 제한을 도입하는 것은 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반발이 나온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등 주요 거래소의 경우 창업자와 특수관계인의 지분 구조가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TF 자문위원들 상당수도 대주주 지분 제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문위원은 의견서를 통해 "TF가 정부안 보고를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금융위는 응하지 않다가 지난해 말 갑자기 거래소 지분 제한을 제기했다"며 "전문가와 자문위원 다수가 논리적 근거를 들어 반대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충분한 논의와 설득 없이 지분 제한 입법을 강행한다면 산업 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제도가 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국회에서도 규제와 산업을 골고루 담을 수 있는 절충안을 찾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크게 형성되고 있다. 사안에 정통한 국회 한 관계자는 "규제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산업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는 절충안을 찾는 것이 관건"이라며 "정부와 정치권, 업계 의견을 종합해 최종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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