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표 연구센터 찾은 獨미식거장… “장·발효 K푸드 식문화 놀랍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3월 04일, 오후 06:57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식재료의 맛이 콩 발효의 감칠맛과 만나 더욱 풍부하게 살아나는 점이 인상적이다.”

독일의 미쉐린 2스타 셰프인 알렉산더 헤르만이 지난 3일 서울 중구 충무로에 위치한 샘표 맛 연구센터 ‘우리맛연구중심’을 찾아 이렇게 말했다. 샘표는 알렉산더 헤르만 세프가 ‘우리맛연구중심’을 방문해 의미 있는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고 4일 밝혔다.

샘표에 따르면 이번 방문은 이른바 K푸드인 한국 식문화의 뿌리인 장(醬)과 발효를 직접 경험하고, 이해하려는 헤르만 셰프의 관심에서 성사됐다.

서울 중구 충무로에 위치한 샘표 맛 연구센터 우리맛연구중심을 방문한 알렉산더 헤르만(맨 오른쪽) 셰프. (사진=샘표 제공).
알렉산더 헤르만은 독일 비어스베르크에 위치한 레스토랑 ‘아우라’(AURA)의 오너 셰프다. 지역의 식문화 유산을 글로벌한 감각으로 재해석해 온 인물이다. 80곳이 넘는 지역 생산자와의 협력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신선한 식재료를 공급받고, 자체 연구공간인 ‘퓨처랩 아니마’에서 이를 분석연구해 새로운 메뉴로 발전하는 등 전통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미식계 대표 요리사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이날 연구 시설을 찾은 헤르만 셰프는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채소 섭취량이 가장 많고, 그 배경에 장문화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는 장을 더해 채소의 부족한 감칠맛을 보완하고, 나물·장아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채소를 요리해 온 식문화가 자연스럽게 채소 중심 식단으로 이어졌다는 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특히 그는 콩이 발효되는 과정과 감칠맛이 형성되는 원리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는 게 샘표 측의 설명이다. 발효를 통해 생성되는 아미노산과 풍미 성분이 재료 본연의 맛을 어떻게 끌어올리는지에 대해 질문을 이어갔다. 이어 샘표가 준비한 다양한 장으로 양념한 시금치를 시식하며 장이 지닌 다층적인 맛에 감탄했다.

헤르만 셰프는 “식재료의 맛이 콩 발효의 감칠맛과 만나 더욱 풍부하게 살아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고추장의 맛있는 매운맛이 길게 이어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샘표에 따르면 메주를 활용한 콩 발효를 통해 깊은 매운맛이 형성된다는 설명에 그는 놀라움을 나타냈다.

헤르만 셰프는 전통 식문화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확장해 온 샘표의 연구 행보에도 공감했다. 샘표가 지난 2010년부터 추진한 장 프로젝트와 세계 첫 요리과학연구소 알리시아와 협업해 간장, 된장, 연두 등을 세계 각지의 식재료에 적용한 수백 가지 레시피와 ‘장 콘셉트 맵’을 개발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콩 알레르기가 있는 소비자를 위해 원료를 바꾼 완두 간장이나, 현대적 입맛에 맞춰 염도를 조절한 유기농 고추장 등 현지 맞춤형 제품들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아울러 헤르만 셰프 측도 간장을 자체적으로 담아 맛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직접 만든 간장도 전달하겠다는 약속했다.

샘표 관계자는 “우리맛에 대한 철학과 이를 체계화해 온 샘표의 연구 기반이 해외 셰프들에게 의미 있게 받아들여졌다는 점에서 뜻깊은 자리였다”면서 “앞으로도 세계 각국의 셰프 및 연구자들과 교류를 이어가며 한국의 건강한 식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계속해서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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