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 임대사업자 대출 규제 검토…은행권 ‘혼선’

경제

이데일리,

2026년 3월 04일, 오후 06:21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정부가 다주택자의 대출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은행권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책 논의가 이어지면서 영업점을 중심으로 임대사업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지만, 구체적인 기준이 나오지 않아 명확한 답변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임대사업자 등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대출 만기 연장을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은행권이 혼선이 감지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임대사업자 대출을 포함한 부동산 관련 대출 현황 파악을 위해 은행권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임대사업자 등 다주택자를 겨냥한 대출 규제 방안을 언급하면서 관련 정책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정책 방향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으면서 현장에서 적용할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다주택 임대사업자만 규제할지, 임대업 전반으로 확대할지 등 구체적인 적용 범위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책 기준이 마련될 경우 임대사업자 대출의 다주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가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다세대 주택은 구분등기 방식이어서 등기부등본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다가구 주택은 건축물대장 등을 별도로 확인해야 실제 세대 수 파악이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국토교통부 시스템 조회를 위한 개인정보 제공 동의 절차도 필요하다.

정책 방향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은행권은 여신 운용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임대사업자 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일정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규제 범위에 따른 영향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정부가 생산적 금융 확대를 강조하면서 건전성 측면에서도 고민이 제기된다. 가계 주택담보대출 취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임대사업자 대출까지 규제가 확대될 경우 은행권의 여신 운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권에서는 가계 주담대와 임대사업자 대출을 담보 기반 우량 여신으로 보는 반면 생산적 금융은 기업 성장 가능성을 중심으로 공급되는 대출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의 대출 만기 연장을 제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신규 주택담보대출에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0%로 제한하는 규제를 만기 연장에도 적용하거나 임대사업자 대출의 이자상환비율(RTI)을 재심사 시 엄격히 반영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구체적인 규제안이 나오지 않아 은행권에서도 일단 현황을 지켜보며 대응 방향을 검토하는 분위기”라며 “임대사업자 차주들의 문의가 늘고 있지만 구체적인 기준이 나오지 않아 영업점에서도 명확한 답변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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